인천시, 대선전 계획 2개월 지나도록 진척 사항없어
대선 직전 신청사와 '루원시티 제2청사' 건립 계획을 발표했던 인천시가 정작 후속 절차에는 미적거리고 있다.

특별 추진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던 인천도시공사와는 두 달 넘도록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시는 신청사·제2청사 건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지 않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지난 5월4일 청사 건립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까지 남동구 구월동 현 청사 운동장 부지에 17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고, 서구 루원시티에는 도시공사 등 8개 기관을 옮기는 내용이다. 시는 인천도시공사·인천발전연구원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TF팀을 꾸려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TF팀은 건립 계획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구성되지 않았다. 제2청사 건립을 주관하는 도시공사는 "시가 건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 특별히 진척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시가 건립 계획을 내놓고 이전 기관을 등 떠미는 모습은 인천시교육청과 갈등을 벌였을 때와 판박이다. 지난해 7월 시는 '신청사 건립 추진 방향'을 통해 시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옮긴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전 대상에 오른 시교육청은 반발했고, 올해 초 공식적으로 '이전 불가' 입장을 냈다.

시교육청 이전이 백지화하자 시는 남동구 만수동 청사를 증축하려던 도시공사를 핵심 이전 기관으로 밀어넣었다. 건립 계획이 발표된 뒤로 협의도 진행되지 않았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시가 준비하고 자료를 배포했다.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청사·제2청사 구상이 나온 뒤로 실행된 절차는 지난 5월 말 시가 입찰에 부친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타당성 조사 용역 정도다. 제2청사 건립 용역이 착수되는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건립계획 발표 당시 "서구에서 표를 얻기 위한 선거 개입 행위"라며 "대선 기간에 기자회견까지 하는 것이 시장으로서 합당한 처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이전 기관들과의 조율이 필요해서 늦어진 측면이 있으나 실무부서 차원에서 건립 절차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