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부족 이유
7대 인가 받고도 5대만
40회 운행도 28회로
8시간 휴식 안지켜
새벽~자정 격무 시달려
무자격 정비사 고용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으로 18명의 사상자, 대형 참사를 낸 버스업체 오산교통에 소속된 정비사들은 자격증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나 차량안전관리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13일 오산시에 따르면 오산교통은 1997년 창운여객운수라는 상호로 설립되었으며, 2007년 시원교통에 인수된 뒤 2008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해 차량 버스 78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정비 시설을 보유하고도 법률상 규정하는 2급 자격증을 가진 차량정비사들은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정비업을 등록, 자동차 정비시설 등을 갖춘 경우 2급이상 자격증을 보유한 정비사를 1인이상 고용해야 원동기 실린더장치, 윤활장지, 연료장비, 냉각장치 등 자동차의 기본적인 점검·정비를 할 수 있다.

또 자동차사용자의 정비작업의 범위는 정비시설을 갖추고 정비사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을 경우 벌금형 등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산교통의 경우 지난해 무자격자를 고용해 차량정비점검을 해오다 1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기사들은 올해 3월 국토교통부에 진정을 통해 '버스 기사에게 8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한 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토부는 같은 달 진정 민원을 오산교통 행정처분 관할 관청인 오산시로 넘겼다. 오산시는 올 3월 오산교통 기사들이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된 뒤 현장점검을 통해 운수사업법에서 보장한 휴식시간을 이행하도록 조치했으나 최근까지 일부노선의 경우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산교통에 근무중인 버스기사들은 이같은 휴식 보장되지 않아 오전 5시 출근해 밤 12시까지 근무해 3~4시간 수면을 취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런 근무조건에도 비정규직인 버스기사들이 사고를 낼 경우 정규직전환이 안 돼 쌓여가는 피로누적에도 모든 책임을 기사들이 감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교통에 현장점검을 나서 휴게시간을 준수하는 증빙자료를 요구했고 운행 시간표를 약간씩 수정하면서 차츰차츰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산교통은 사업계획을 무단으로 변경해 오산~사당간 광역급행버스(M버스)를 운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오산교통은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M버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7대의 버스로 오산~사당(총거리 53.3㎞) 구간을 하루 40회(배차간격 15~30분)씩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산교통은 올해 3월 M버스를 개통했다.

하지만 운전기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통 직후부터 버스를 2대 줄여 5대만 투입하고 하루 28회씩 운행했다.

오산교통 관계자는 "버스 기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인가받은 7대를 모두 가동할 수 없었다. 향후 기사가 채용되면 투입을 하려고 했다"며 "버스 대수를 5대로 줄인 사실을 국토부에 허가받지 않은 점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사를 채용하려고 갖은 노력을 했으나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오산=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