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청라국제도서관 직원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테마도서전을 위해 책을 수집한다고 했다. '시대의 길목 개항장' 등 필자의 졸저를 기증했다. 책을 받아든 그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또 다른 인천 책들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인천' 책의 행방을 묻는 그에게 대답했다. "신포동의 ○○카페에 가보세요." "네? 카페요?"

어떤 책들이 모아졌을까 궁금해 며칠 전 그 도서관에 가보았다. '인천, 그 삶의 흔적을 거닐다'라는 주제로 인천시역사자료관에서 발행한 총서 등 총 105권이 종합자료실 한 코너에 전시돼 있다. '인천'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필자도 처음 보는 몇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필자가 일러준 카페에서 낯선 인천 책들을 처음 접했을 것이다. 인천 책은 시내 서점에서 접하기 힘들다. 중구청 부근 몇 곳의 커피숍에서 팔거나 비치돼 있다. 인천의 도서관 사서는 '인천' 책을 카페에서 수소문 하는 거, 이게 현실이다.

 서울시청에 가면 부러운 게 있다. 지하 시민청에 있는 '서울책방'이다. 서울시뿐 아니라 시사편찬위원회, 서울학연구소 등에서 발행한 간행물과 역사·여행·인문 등 서울과 관련된 5백여 종의 책자를 판매하는 서점이다.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가 넉넉하게 마련돼 있다. 이곳은 책을 사는 곳이라기보다 서울을 알아가는 장소이다.

1년 전 인천시청 중앙홀은 북카페, 미팅룸, 어린이 체험코너 등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 때 책방이 설치되지 않은 게 아쉽다. 관공서가 출간하는 책은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비매품'이 아닌 가격을 붙여 판매해야 오히려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당장 청내에 책방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시내 서점 한 곳을 지정해 위탁 판매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참고로 인천시 발행 책들은 시 홈페이지 상단의 폴더, 행정→행정자료실→행정간행물로 들어오면 pdf 형식의 e북으로 볼 수 있다.

사족 하나. 서울 시민청은 관청 '청(廳)' 자가 아닌 들을 '청(聽)' 자를 쓴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그래도 시민청의 책방이 부럽다. 서울시민은 '서울' 책 찾아 카페를 순회하지 않을 테니까.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