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PAN)이 13일 개막, 11일 간의 '필름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영화제는 58개국 289편이 참여한다. 장편 180편, 단편 109편으로 총 289편을 상영한다. 액션·호러·스릴러 마니아를 위한 파격적인 영화 '월드판타스틱 레드', SF·드라마·멜로 등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장르의 '월드판타스틱 블루', 온 가족이 즐기는 '패밀리 존', 금기를 넘어선 위험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금지구역' 등 4개 주제로 진행된다. "어떤 영화를 봐야 잘 봤다고 소문이 날까?" 영화제를 만든 3명의 프로그래머가 주제별로 '강추'한 영화 몇 편을 소개한다.

◆ 월드판타스틱 레드

# 로우(2016)
저스틴의 가족은 채식주의자다. 대학 수의학과에 입학한 저스틴은 억지로 동물의 내장을 먹어야만 하는 혹독한 신고식 이후 자신도 모르게 고기에 대한 강렬한 식욕을 느끼게 된다. 칸과 토론토의 관객들을 경악과 충격에 빠뜨린 동시에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피에 젖은' 데뷔작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감독: 줄리아 뒤크르노
상영 시간: 99분
상영 일정: 16일 오후 8시30분·23일 오후 5시 (부천시청 어울마당)

# 싸이코패스(2017)
소름끼치는 저주를 퍼붓고 사형 당한 희대의 살인마 래리. 그의 저주 때문인지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마로 변해 서로를 죽이기 시작한다. 강렬한 록 사운드와 곳곳에 녹아있는 오마주가 1970년대 호러 영화의 분위기를 재현해내는 작품이다.
감독: 미키 키팅
상영 시간: 85분
상영 일정: 20일 오후 5시·23일 오전 11시 (CGV 부천역)

◆ 월드판타스틱 블루

# 유괴의 진실(2016)
하반신 마비인 딸이 유괴된 것을 안 엄마가 차에 치어 의식을 잃는다. 뺑소니를 수사하던 경찰은 그녀가 수배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그녀의 일기를 통해 과거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의 진상까지 알게 된다. 인도 상업영화의 최전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감독: 수조이 고쉬
상영 시간: 127분
상영 일정: 17일 오전 11시(CGV 부천), 19일 오후 2시(CGV 부천역)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6)
스무 살 타카토시는 전철에서 에미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매일 만나 데이트를 하던 타카토시는 에미가 다른 세계에서 왔음을 알게 된다. 그녀가 온 지구는 타카토시의 지구와는 반대의 시간이 흐른다. 잠시 밖에 만날 수 없어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감독: 미키 타카히로
상영 시간: 111분
상영 일정: 16일 오후 8시30분·19일 오후 2시 (CGV 부천)

◆ 패밀리존

#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인생(2016)
레이싱 드라이버였지만 지금은 차를 팔고 있는 루악은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뒤 그의 심장을 이식받은 젊은이를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만났지만 내일이 없는 듯 살아가는 망나니 위고를 보고 실망한다. 배우이자 감독인 제라르 쥐노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코미디 가족 드라마다.
감독: 제라르 쥐노
상영 시간: 95분
상영 일정: 14일 오후 8시(송내솔안아트홀), 18일 오전 11시(부천시청 어울마당)

# 우리 삼촌(2016)
평범한 유키오의 가족 중 철학 강사인 삼촌은 유난히 이해 불능이다. 돈도 못 벌고 연애도 못하고 얹혀살며 그저 말썽만 부린다. 유키오의 엄마가 소개해 준 에리에게 반한 삼촌은 그녀가 사는 하와이로 향하고, 동행한 유키오는 한심하다고만 생각했던 삼촌에게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상영 시간: 110분
상영 일정: 14일 오후 5시(오정아트홀), 16일 오후 8시30분(송내솔안아트홀)

◆ 금지구역

# 항문남녀(2016)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심한 중독 증상을 치료 중인 아다와 애런은 정신과 상담을 기다리다 우연히 만난다. 사랑에 빠진 둘은 서로의 '그곳'을 탐닉하며 깊은 사이가 된다. 인간 본연의 모습까지도 사랑하는, 하지만 조금은 다른 취향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감독: 피터 백
상영 시간: 74분
상영 일정: 15일 오후 8시30분·22일 오후 8시 (CGV 부천역)

이밖에도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전도연의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가 열린다. '접속', '밀양', '하녀' 등 출연작 17편을 상영한다. 14일 시청 어울마당에서 '밀양'을 상영한 뒤 전도연, 감독 이창동과 함께하는 메가토크 '접속하라 전도연'이 진행된다.
15일엔 CGV부천에서 전도연과 영화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 영화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함께하는 스페셜토크 '감독, 전도연을 만나다'도 열린다.
고 홍기선 감독의 특별전 '현실을 넘어선 영화: 홍기선(HONG Ki-seon: The Cinema Beyond Suppression)'도 준비됐다.
지난해 12월 '일급기밀'의 촬영을 마치고 3일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홍기선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사에선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80년대 서울대 영화제작 서클 '얄라셩'과 '서울영화집단', 사회운동을 실천하고자 했던 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활동하며 독립영화사의 시작을 열었다.
영화 일정이나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www.bifa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