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월미도로 옮기고 국립기념관으로 격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현재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그 지역적 연고성이 낮은 데다 전시 콘텐츠도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천상륙작전은 67년 전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한 대한민국을 기사회생시킨 작전이다. 유럽을 파시즘의 침략에서 구해낸 노르망디상륙작전이나 남북전쟁에서 합중국 미국을 회생시킨 게티즈버그 전투에 비할만하다. 그럼에도 그간 이 작전의 기념관은 시민들의 관심 밖에서 엉뚱한 곳에 세워져 있었다.

인천시는 최근 국립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건립(이전)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수행계획을 세웠다. 골자는 400억원을 들여 현재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기념관을 월미도 일대 중구 북성동 산2의 9로 옮겨 건립하는 것이다. 용역 착수 시기는 예산 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쯤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새로 건립되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국립화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의 기념관은 1984년 9월15일 건립됐다. 인천항 개항 100주년과 인천의 직할시 승격을 기념해 시예산 28억원과 인천시민들의 성금 15억원 등 43억원을 들여 지어졌다. 국가가 미처 챙기지도 못한 일을 인천시민들이 이루어 낸 것이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 역사의 현장과는 동떨어진 청량산 자락 외딴 곳에 위치한 것은 그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새로 건립하는 기념관의 입지로 정한 월미도는 바로 역사의 현장이다. 1950년 9월15일 새벽 2시 미해군 7함대를 주축으로 한 261척의 함정과 7만여명의 유엔군 지상군은 인천의 3개 해안에서 상륙작전에 돌입했다. 레드비치(북성포구), 그린비치(월미도), 블루비치(용현동) 등 3개 해안 중 주력군이 돌입한 곳이 월미도였다. 그래서 매년 9월15일에 인천작전 재현 행사도 월미도 해안에서 펼쳐진다.

인천시는 새로 건립하는 기념관을 제대로 운영하고 관련 역사·학술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립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여년 전 국가가 챙기지 못한 기념관을 인천시민들이 나서서 건립한 만큼 이번에는 국가가 나서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