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에서 소위 몇몇 힘 있거나 가진 자들의 갑질 논란이 심각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대기업의 나눔활동이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서구에 있는 SK인천석유화학 직원들은 자신의 임금 일부를 떼어 협력사 직원들과 나누기로 했다. 이 회사 최남규 사장과 이동용 노조위원장, 협력사 임원들은 28일 '행복한 나눔협약'을 체결한 뒤 손을 굳게 맞잡았다. 인천지역 기업 가운데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양극화 해소 및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행복한 나눔'에 동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구성원과 협력사 모두가 행복한 일터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나눔행렬에는 SK인천석유화학 직원 95%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부터 적립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2억여원을 모았다. 회사 측은 이 돈을 다음달 여름휴가철 전에 16개 협력사 직원 286명에게 전달하고, 매년 같은 방식으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함께 공정한 평가를 통한 포상이나 인증서 발급 등 협력사들의 지속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5년 기준 매출규모가 6조1000억원, 종업원수만도 570여명에 달하는 거대기업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임은 물론이다. 이러한 대기업이 협력사들과의 상생에 발벗고 나섰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최근 우리사회는 물질과 금전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거나 위화감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 양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거대 자본으로 구성된 대기업과 협력사(하청업체)들 간의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관계는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숱한 질타와 거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관행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지금도 종종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해진 SK인천석유화학의 '나눔협약'소식은 신선한 충격이다. 앞으로도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SK인천석유화학의 사례를 귀감 삼아 협력사들과의 상생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