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유 시장은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돼 재정 주권을 잃게 될 채무비율 40%를 지난해 말 30.4%로 낮췄고,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시 빚을 갚았다.

유 시장은 지난 26일 민선6기 3주기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2015년 말부터 시작된 재정건전화 3개년 계획을 2년만에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유 시장의 발표대로 재정건전화 추진과 원·구도심간 균형발전, 수도권매립지, 인천 중심의 교통체계 구축 등은 일정 부분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재창조, 인천정체성 찾기'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든다.

유 시장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지역정체성 찾기, 인천가치재창조를 모토로 여러가지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정작 인천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성과는 부족해 보인다. 예를 들어 인천정명 600주년 기념비 표절시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의 비정, 인천도호부청사 사진공개에 따른 후속조치의 부재 등이 그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인천정명 600주년 기념비는 인천시가 정명 600년(2013년)을 기념해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 세운 비이다. 그런데 이 비가 2006년 6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 건물 앞의 '날고 싶은 사람'이란 이름의 조각상을 표절한 것이란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었던 만큼 진상조사를 통해 표절이 아니라면 실추됐던 작가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이 유야무야된 상태로 끝내 버렸다.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 역시 인천역사를 규명하는 시 산하 연구기관이라 할 수 있는 인천시시사편찬위원회가 학술대회를 통해 화도진이나 파라다이스호텔인천 자리가 아닌 자유공원 입구라고 했음에도 가타부타 입장이 전혀 없다. 인천도호부청사 역시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되면서 현재의 도호부청사와 사뭇 다른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인천 정체성 찾기, 가치재창조는 구호로만 외쳐서는 성공할 수 없다. 정확한 사실을 밝히려는 열정과 노력, 실행이 뒤따라야 진정한 인천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