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대표 출전선수 주장
"동일 시군 먼저경기 어기고
협회측, 특정지역 선발 편의"
경기도장애인탁구협회가 9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앞두고 4월 치른 경기도 탁구대표 선수 선발전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출전선수 등에 따르면 경기도장애인탁구협회(협회)는 4월22일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도 탁구대표선수 선발전'을 개최했다.

이는 9월15일부터 19일까지 충북 충주 등 6개 시·군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할 경기도 대표 선발을 위한 경기였다.

이날 대회는 남녀 TT1~TT10(1~5 휠체어, 6~10 스탠딩) 등급과 TT11(지적) 등 모두 11등급에 200여명의 선수들이 31개 시군을 대표해 출전했다.

경기를 통해 개인단식 부문에서 각 등급 1, 2위 남녀 40여명의 경기도대표가 선발됐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협회측이 TT4 등급 4강 리그에서 경기방법을 어기면서 특정 지역 선수들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도록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측이 4강에 오른 같은 지역 선수끼리 먼저 경기를 하도록 대진표를 짜지 않아 승부조작을 묵인 또는 방관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대회 보름을 앞둔 4월6일 홈페이지에 올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도선수선발전 요강' 세부운영계획 경기방법에 '같은 시.군 선수가 있으면 먼저 경기를 치른다'고 못박았다.

이는 같은 지역선수들 간의 '져주기'에 따른 '승부조작'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처였다.

협회 경기방법을 적용하면, 이날 TT4 등급 4강에 오른 부천 2명이 먼저 경기를 해야 하지만 부천 선수들은 각각 수원과 용인 선수와 맞붙었다. 결국 부천선수 2명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서 경기전적과 세트 득실점(포인트)에 따라 부천선수들이 나란히 1, 2위로 도 대표에 선발됐다.

TT4 등급과는 대조적으로 TT5 등급 4강 첫 경기에서는 시흥선수 끼리 맞붙어 한 명이 탈락했다.

용인대표 홍모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협회가 경기규정을 어긴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경기도장애인탁구협회장, 전무, 심판위원장, 선수위원장 등 임원 전체가 부천시 소속이어서 부천선수들을 뽑기 위한 승부조작이다"고 주장했다.

홍 선수는 이어 "대회 이틀 후 협회에 민원을 내고 '승부조작'을 정식으로 항의하자 처음에는 임원이 '내년에는 규정을 잘 지키겠다. 미안하게 됐다'는 말로 잘못을 인정했다"며 "계속 항의하자 '승부조작 증거를 대라'며 되레 다그치며 어물쩍 넘어가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선수는 "부천 선수들 간 실력차이가 확연한데도, 평소 실력이 월등한 선수가 1:3으로 져 준 것을 보면 세트 득실점을 계산한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대진표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내년부터 같은 지역 선수끼리 먼저 경기하는 것으로 철저히 해야겠다는 내부적 공감은 있었다. 더 이상 멘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급 단체인 경기도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승부조작 논란과 관련해 선발전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고 우선 탈락 선수를 구제하는 차원에서 '단체전 후보'로 출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협회를 상대로 경기규정 등 세부적인 부분을 면밀히 따져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