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 … 국내 여행객 유치 한계
▲ 26일 오후 인천 중구 우현로35번길에서 영업을 하던 신포동 도소매 상점 운영이 중단됐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만든 인천 신포동 도소매 상점거리가 운영 8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결국 도소매 상인은 철수하게 됐다.

인천 중구는 강서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이하 강서유통)과 맺은 신포동 도소매 상점 운영 계약이 이달 끝난다고 26일 밝혔다. 강서유통은 중구와 작년 11월 계약을 맺고, 우현로 35번길(KEB하나은행 뒤편)에 도소매 상점 14곳을 운영해왔다.

강서유통은 중간 유통과정과 마진을 생략해 생활용품부터 화장품, 애견용품,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도매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도 전시했다.

구는 도소매 상점 거리가 운영되면 국내 여행객부터 중국인 관광객 등이 몰려 침체된 신포권역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서유통 또한 소매뿐만 아니라 도매 판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문을 닫는 처지가 됐다.

운영 계약 당시 구와 강서유통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쓸 계획이었지만 사드가 발목을 잡았다. 사드 한국 배치가 발표된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중국이 한국여행을 전면금지하는 금한령이 이어진 게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관광객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국내 여행객을 대거 유치하려고 했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도소매 상점 거리만의 차별성도 높지 않아 한계에 부딪쳤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중과 주말 가리지 않고 도소매 상점 거리는 한산했다.

강서유통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고 대부분 기존에 알고 있던 거래처를 통해 영업을 해왔다"며 "관광객 유치가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는데 투자만 계속 할 수 없어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사드 영향 때문에 계약이 이달로 종료 된다"며 "신포동 도소매 상점 거리는 추후 청년 상인몰 등으로 활용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