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극복의 성지·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도'
▲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 이형구 새녘출판사 232쪽, 1만5000원
역사 등 전반에 걸친 '문화사적 의미' 조명

강화도를 흔히 우리나라의 축소판, 국난극복의 성지라고 한다.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강화도는 어마어마한 역사를 품고 있는 민족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이형구 선문대학교 석좌교수가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새녘출판사·232쪽)를 펴 냈다.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 강화도. 강화도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무덤을 비롯해 매년 개천절에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참성단이 있다. 고려 항몽시기 수도로 잘 알려진 강화도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 유적과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시대에 외세의 창칼에도 굳건히 맞서 이겨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아픔의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2016년은 '한불(韓佛)우호통상조약'이 체결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러나 프랑스 함대가 조선을 침략한 병인양요가 발발한지 150주년이기도 했다. 이후 미국의 신미양요 그리고 일본의 운양호사건이 계속 강화도에서 발생한다.

강화도에서 가장 기억해야 할 시기는 고려시대이다. 고려 고종(高宗)때인 1231년 몽골(蒙古)로부터 침입을 당해 왕을 비롯한 고려 왕실은 물론이고 조정의 모든 관료와 백성들까지 강화도로 천도(遷都)해 무려 39년(1232~1270)이란 긴 세월을 거대 제국 몽골 군대와 대치한다. 지금도 강화도에는 고려의 강화도 도읍시기의 왕궁 터가 남아 있고, 고려의 왕궁을 둘러 쌓았던 성곽의 일부도 찾아 볼 수 있다.

강화도가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하고 외적에게 넘어가면 곧이어 전 국토가 무너졌다. 이는 강화도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의의를 생각해 볼 때 강화도는 국가의 성지(聖地)이다. 강화도 곳곳에 존재하는 선사시대로부터 근세에 이르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개인의 관심과 노력만으로 온전히 조사·연구하고 보존하기는 어렵다.

강화도가 더 이상 일개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가 관리하는 소중한 국가 사적으로 보호받고 관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강화도의 역사와 사회, 문화, 문물 등 전반에 걸쳐 새롭게 인식하고 문화사적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1만5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