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융희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인천시 지부장
▲ 고융희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인천시지부장
인천상륙작전 부대 출신

"매월 30여만원 지원고작

매년 500여명 세상 떠나

전쟁 이젠 다시 없어야"

"매년 정부와 지역에서 6·25 행사를 열어줘서 고맙지만, 전쟁의 아픔을 생각하면 유공자들을 향한 예우가 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인천광역시 지부 고융희(83) 지부장은 아직까지 어렵게 살고 있는 6·25 참전 유공자들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무학도들이 참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게 고 지부장의 설명이다.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유공자들은 매월 30여만원을 지원 받고 있다. 고 지부장은 "노령연금도 20만원인데 6·25 전쟁에 참전한 유공자들에게 비슷한 금액을 준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전적 지원 뿐 아니라 6·25 전쟁의 역사를 알리는 부분에 있어서도 정부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인천지부를 포함한 6·25 참전 유공자회 전국지부는 지역 내 초·중·고·대학교를 대상으로 '6·25 바로 알리기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 등에서 학교와 연결해주는 체계가 마땅히 없어 지부 관계자들이 직접 학교들을 방문해 협조를 구하는 실정이다.

고 지부장은 "직접 학교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교육을 원하지 않는 곳들도 꽤 많다"며 "정부에서 학교에 교육 참여 공지만 해줘도 이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에 거주하는 6·25 참전 유공자는 5500여명으로 평균 연령은 87세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매년 500여명의 유공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고 지부장은 "6·25 전쟁이 후세들에게 잊혀질까봐 두렵다"며 "전쟁의 슬픔을 망각하면 또 다른 전쟁에 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등장하는 켈로부대 출신인 고 지부장은 요즘도 자주 영화를 찾아본다고 했다. 아직까지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는 그는 전쟁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남다르다. 고 지부장은 "전쟁에서 부상 당한 동료들을 그냥 두고 온 것이 평생 마음에 걸린다"며 "대한민국이 다시는 전쟁의 비참함을 경험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