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솔밭에서 청어를 굽다
석쇠 위에 푸른 파도가
뒤척, 돌아 눕는다

노릇노릇 석쇠가 익는다
청어는 구수한 냄새로 제 부음을 알린다
살에 박힌 가시들
목이 따끔거린다

며칠 전 친구가 뱉어낸 가시가
다시 가슴을 찌른다

청어는 이 많은 가시를 박고 어떻게 견뎠을까
대부도 솔밭에서 굽는 청어. 석쇠 위에서 뒤척, 돌아 눕는 푸른 파도. 예로부터 우리나라 근해에서 쉽게 잡히는 어종으로 사람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생선이다. <명물기략>에는 가난한 선비들이 잘 사먹는 물고기라며 '비유어(肥儒魚)'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선비들을 살찌게 하는 물고기라는 의미이다. 이 명칭에서 기원하여 '비웃'이라고도 한다는 청어.
살보다 가시가 더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어는 가시가 유독 많다. 온 몸에 가시를 박고 푸른 바다를 헤엄쳐 다녔을 청어를 보며 시인은 며칠 전 "친구가 뱉어낸 가시"를 생각한다. 친구가 뱉어낸 가시 돋친 말이 다시 가슴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던지는 가시 돋친 말 한마디로 우리는 서로 상처받는다. 서로를 아프게 하는 독한 가시들.
"청어는 이 많은 가시를 박고 어떻게 견뎠을까" 가시가 많은 청어를 보며 시인은 우리에게 박힌 무수한 가시들을 다시 생각한다. 서로에게 뱉어낸 상처를 주는 말들은 가시가 되어 서로에게 박혀 있고 이 가시들을 품고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다. 새삼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권경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