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성형외과 전문의
"우리 얘도 쌍꺼풀 해 주세요~"
몇 년 전 일이다. 30대 후반의 엄마가 초등학교 6학년 막내딸을 데리고 왔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다른 곳에서 필러와 지방이식 등을 잘못하여 울퉁불퉁한 얼굴로 2년 전 내게 찾아왔었다. 의심 많은 눈초리와 말투로 투덜대며 마지못해 재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가 맘에 들어선지, 중학교 1학년 딸을 데리고 와서 쌍꺼풀수술을 하겠다고 했다.

"빨라도 고등학교 들어가서나 해주세요" 라고 했지만, 그 극성맞은 엄마는 자기도 이맘때 했다고, 풀리면 다시 와서 하겠다고 억지를 부리다시피 했다. 결국 내가 졌다. 그 때 언니 옆에서 있던 동생이 바로 이 막내딸이었다.
언니가 쌍꺼풀하고 나서 예뻐졌다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해서 데려 왔다는 것이다.
"넌 너무 어리다. 중학교 들어가서 하자. 언니보다 더 예쁘게 해줄게…" 하지만 또 내가 졌다.
쌍꺼풀수술을 언제 해주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성장이 끝나는 시기인 사춘기 이후, 보통은 고등학교 졸업시기쯤으로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10년 전 만해도 고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대학입학 준비로 쌍꺼풀수술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1, 2학년으로 수술연령대가 낮아지더니 몇 년 전부터는 중학교 2, 3학년이 주를 이루게 됐다. 언젠간 초등학생들이 쌍꺼풀수술을 일상으로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수술연령대가 자꾸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학교 갈 아침시간에, 그리고 시간만 나면, 풀과 테이프로 눈손질을 한다고 한 두 시간씩 시간과 정열을 쏟는 학생들에게는 차라리 수술을 해주라고 조언한다. 그 시간과 정성을 공부나 자기 발전을 위해 투자하라는 의미에서이다.

아무튼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아직 성장 중이므로, 조직의 지속적인 변화가 심하고 불안정하다. 그래서 쌍꺼풀이 풀릴 가능성도 더 높다. 특히 코는 코뼈의 성장이 멈춘 후에도 단단해지는 기간이 필요하고 연골은 좀 더 늦게까지도 성장하므로, 보형물을 이용한 코성형 수술은 사춘기 이후에나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눈꺼풀이 너무 붓거나 두껍지 않고 안검하수(눈꺼풀쳐짐증)가 심하지 않다면, 그리고 어릴수록, 비절개(매몰법) 쌍꺼풀수술을 추천한다. 우선 회복이 빠르고 좀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요즘엔 연속매몰식으로 해서 잘 풀리지 않고 웬만한 안검하수도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재수술시에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눈 앞쪽이 많이 가려보이고 쌍꺼풀 앞쪽이 덮여 보여 눈이 짧아보이는 눈매라면 앞트임수술을 병행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앞트임에 만족 못하고 좀 더 커다란 눈매를 원한다면 뒤트임과 밑트임 그리고 눈매교정 등의 방법 등도 있다. 전문의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눈 모양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