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운영수입 계획 검토 … 반대 목소리 들끓어 "주민 복리위한 공단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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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가 시설안전관리공단을 설립하며 무료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혜자 부담 원칙과 공단 운영 수입을 올리기 위한 조치인데, 지역 주민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연수구가 공단 설립에 앞서 작성한 '시설안전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에 따르면, 구는 흥륜사·연수·청학 공영주차장 운영으로 해마다 1억57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계획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륜사 공영주차장은 흥륜사 정문, 연수 주차장은 연수경남아파트 인근, 청학 주차장은 송도역에서 연수역 방향 청학지하차도 옆에 위치해 있다. 면적으로 따지면 총 1만2246㎡, 주차 면수는 340면 정도다.

이 주차장들은 무료로 개방돼 왔다. 흥륜사 주차장은 흥륜사를 찾은 신자들이, 청학·연수 주차장은 주차가 여의치 않은 지역 주민이나 주변 상가 손님들이 즐겨 이용했다. 하지만 공단 설립과 함께 주차장이 유료로 전환되면, 앞으로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당장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연수 주차장 주변 연수 3동에 거주 중인 정모(33)씨는 "멀쩡하게 잘 이용하고 있는 주차장을 갑자기 유료화 하면 주민들은 어떻게 하느냐"라며 "주민 편의를 위해 공단을 만드는 건데, 오히려 불편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공단 설립에 반대하는 정지열 연수구의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은 "공단은 주민 복리를 위해 만드는 것인데, 거꾸로 무료 주차장을 유료화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흠결이 있는 공단을 자꾸 설립하려는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도 공단 설립 과정에서 주차장 유료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 2015년 6월 공단 설립 협의에 대한 검토 결과를 구에 통보하며 "시설물 유료화 또는 요금 인상이 지방공기업 기본 원칙인 공공복리 증진 목적에 반하지 않는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구는 주차장 유료화가 최종확정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는 현재 공단 설립을 준비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서가 나오려면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설립 타당성 용역에 담긴 내용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 유료화 여부는 사업 계획이 나와야 확정될 사안"이라며 "유료화가 수혜자 부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