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없애 매연·소음피해 우려"
기존 입주민 반발 … 2차선 요구
입주 예정자들 "원안 4차선을"
▲ 수원시 장안구 화남아파트 주민들이 녹지 공간확보와 소음 문제로 인근 신축아파트 진입 연결도로 공사가 마찰을 빚고 있다. 21일 오후 신축 아파트 진입도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4차선이냐 vs 2차선이냐.'

건설사가 계획한 수원의 한 신축아파트 진입로의 규모를 두고 이웃간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수원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도로 개설로 피해를 주장하는 기존 아파트 주민들과 입주예정자들이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1일 수원시와 율전동 주민들에 따르면 ㈜동문건설은 2015년 3월부터 율전동에 699가구의 수원성균관대역 동문굿모닝힐 아파트를 10월 입주 예정으로 짓고 있다.

이 아파트는 인근 화남아파트(200가구)에서 끝나는 기존 4차선 도로를 연장해 아파트 주 진입로로 이용할 계획이다.

신규 도로는 화남아파트 뒤편 녹지가 있는 곳에서 길이 223m, 폭 20m의 보도, 자전거도로를 포함한 왕복 4차선을 건설 중이다.

그러나 화남아파트 주민들은 4차선 도로 건설로 녹지가 사라질 뿐 아니라 매연과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규 도로를 절반인 2차선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화남아파트 주민들은 "의견수렴 없이 마을 허파 역할을 하던 녹지를 없애고 4차선 도로 건설을 하기 시작한 것은 잘못됐다"며 "4차선 도로가 들어서면 각종 주민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남아파트 놀이터에서 담장너머로 4차선 도로가 건설되면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주민들은 시가 이러한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공사 방해'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동문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시에 "원안대로 4차선 도로를 건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4차선 도로 계획을 보고 분양 받았는데 갑자기 2차선 도로 변경 이야기가 나오니 황당하다"며 "이웃주민이 법적문제도 없고, 건설허가도 난 도로를 두고 왜 계획 변경을 요청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양측의 주민들은 시에 연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시는 지난 16일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동문건설은 늦어도 7월초에는 공사를 재개해야 공사일정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양쪽이 조금씩 양보해야 중재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선의 방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