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개발 공론의 장 … 35개 주권사업에 목소리
▲ 인천문화포럼은 인천문화주권 사업의 실현을 위한 토론을 분기별로 진행하며, 시는 문화계의 숙원사업 등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은 17일 인천 중구 올림포스호텔에서 열린 2017 인천문화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유정복인천시장과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5개 분과에 문화예술계 인사·전문가 등 150여명 참여

인천문화포럼이 출범한지 달포 가량 지났다. 인천문화포럼은 시민이 문화정책 의견을 내면,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시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정책담론 형성의 장이다. 그런만큼 여느 포럼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특히 인천시가 '문화성시 인천'을 이루기 위해 추진하는 개항문화플랫폼 확대·상설 인천대표 공연 창작 등 35개 문화주권사업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다. 또 인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다. 인천문화포럼은 5개 분과에 150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인천문화포럼이 '문화도시 인천'을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각 분과위 위원들에게 들어본다.

인천문화포럼이 지난 5월17일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 지 달포가 지났다. 인천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인천의 미래 비전을 담는 새로운 문화정책을 개발하고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다.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상설 소통 네트워크인 셈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발표한 '문화성시 인천' 문화주권의 실질적인 실천 방안이다.

인천 지역의 문화예술계 인사, 청년예술가, 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여한다. 문화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문화·정책·문화콘텐츠 개발 분야의 전문가에서부터 생활문화현장활동가, 문화기획자, 미래세대의 청년문화의 주역 등이 참여했다. 또 지역문화발전의 한 축인 구·군의 문화행정가, 구도심·섬지역 등 문화소외지역·소외계층의 문화활동에 관심을 갖고 문화의 사각지대를 크게 줄 일 수 있도록 그 방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도 위원으로 들어와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윤학원 인천시립예술단 명예감독이 공동위원장을, 인천문화재단 최진용 대표이사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포럼은 문화정책·콘텐츠개발, 생활문화, 청년문화, 문화가치 확산, 문화환경·국제교류 등 5개 분과에 15명 내외 위원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분과위원회는 분기별 1회 위원회를 열어, 각 위원회에서 문화주권의 세부 사업을 논의하고, 인천시와 문화재단은 이를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민관 협업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각 분과 위원회별로 토론 주제를 달리한다. ▲문화정책·콘텐츠 개발 분과는 인천 시민문화헌장 제정 뮤지엄파크 운영 방향성, 문화콘텐츠 개발 방안을 ▲생활문화 분과는 시민문화 확대를 위한 조건, 지역 내 문화다양성 활성화를 ▲청년문화 분과는 청년예술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방안, 청년예술인의 종합 지원 전략 등을 ▲문화가치 확산 분과는 군구별 맞춤형 문화정책 발굴을 ▲문화환경·국제교류 분과는 도서지역의 문화자원 활용방안,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방향 등을 논의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문화포럼은 작년 '인천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과 '문화주권계획'을 준비하면서 각 분야의 문화예술인, 단체, 시민을 만나서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문화계의 숙원을 반영해 출범했다"며 "문화계, 특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사회와 또는 다른 분야의 예술가와 소통할 자리를 필요로 했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정책에 반영하고 민-관이 상설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문화주권 사업의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


[문화정책·콘텐츠개발분과 김상원 인하대 교수]
"시민문화헌장 제정 시급...주제 논의방식 조정키로"

문화정책·콘텐츠개발 분과 위원회에서는 시민문화헌장 제정, 상설 인천대표 공연 창작, 글로벌 음악축제도시 추진, 기초문화재단 설립 지원 그리고 뮤지엄파크 조성이라는 5개의 문화주권 사업들을 논의한다.
이들 문화주권사업을 논의함에 앞서 주제에 대한 논의방식의 조정 필요성을 공감하고, 시민문화헌장 제정과 기초자치단체 설립 지원에 관한 논의방식을 조정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이 두 주제는 특정 분과에 국한되기 보다는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할 수 있을 때 사업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고 타 분과들과 공동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의 문화성시를 위한 비전 공유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시민문화헌장 제정'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했다.
주제에 대한 토론에 앞서 분과의 구성에 대한 논의 방향을 먼저 점검했다. 논의 초점은 '문화정책'과 '문화콘텐츠개발'이라는 두 개의 주제를 한 분과 위원회에서 다루게 됐을 때의 문제점과 한계에 관한 것이다. 먼저 논의를 진행하면서 분과구성의 문제를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논의에 참여하고 참관할 수 있는 구성과 시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문화포럼은 문화주권 회복을 위한 첫 발걸음이며, 문화도시를 위한 지속가능한 실효적 문화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인천의 문화성시가 한시적인 포럼의 결과로 실현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천문화포럼이 지속가능한 실효적인 인천의 문화정책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를 위해 인천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생활문화분과 임승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
"정책 우선순위·계획 관심...실질적인 '협업' 이뤄지길"

광범위한 문화정책을 민관 협력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이번 인천문화포럼은 이전과 다른 역할과 의미를 지닌다. 근대산업유산인 중구 애경사 건물 철거와 인천개항장 음악축제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민관 갈등 속에서 출범했기 때문이다.
생활문화 위원들도 이런 지역 문화계 분위기를 인식했다. 과거와 달리 이번 포럼은 책임있게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인천포럼이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 이유다.
생활문화분과에서 관심을 가진 토론 주제는 우선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에서 생활문화 부분 정책을 검토해 우선순위와 실행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이다. 그 밖의 논의 의제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시민문화헌장 제정, 시민의 다양성을 품어 공유하는 문화 다양성 조례 제정, 앞으로 설립되는 기초문화재단들의 효율적인 운영과 설립 지원을 위한 연구 등으로 모였다.
특히, 생활문화분과는 효율적이고 밀도 있는 논의와 연구를 위해 실무집행위원회를 꾸렸다. 지역 전문가와 유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만든 것이다. 시정 목표로 세운 문화성시는 예술을 매개로 시민들의 마음에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마음은 신뢰 안에서 공명으로 그 역량을 발휘한다.
그래서 생활문화 정책은 시민의 의견을 참고하고 반영하는 것에 그치면 이뤄지지 않는다. 시민이 정책에 직접 개입하고 참여해 책임지는 협치로 이뤄진다. 문화포럼이 민주적으로 제도화 돼 지속하는 것은 시간과 더불어 상호신뢰 관계를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다.


[청년분과 백지훤 거리울림 대표]
"청년문화 핵심 문제 도출...해결책 연구·공론화할 것"

청년기획자로, 또 활동가로 인천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인천의 핵심적인 이미지는 '등잔 밑 그늘'이었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수도 서울에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이유로 '수도권'의 혜택-이를테면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청년정책 및 수도권인프라 등- 수혜자로 비춰지는 아이러니가 전국의 청년활동가 및 기획자들과의 대화 및 토론의 자리에서 자주 비춰졌다. 그러나 정말 아쉽게도, 인천의 경우 인접한 서울과는 전혀 다르게, 청년에 대한 적확한 기획이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던 도시이다. 그 근간에는 행정당국 및 기성세대에서의 청년당사자의 '주체성'에 대한 인정부재가 있다.
청년분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의 포럼을 기획하고 있다.
첫째, 해당 분과위원만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인천의 청년당사자가 청년문화의 다양한 이슈들을 개진하는 '청년100인 오픈컨퍼런스'를 통해 청년들이 체감하는 인천의 청년문화의 핵심문제들을 도출할 것이다. 둘째, 이슈별 분과모임을 통해 해당 문제들의 해결책을 연구, 상상, 기획하는 '청년상상워크샵'을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결과물을 공론화하는 '퍼포먼스'형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청년문화포럼에서는 이처럼 청년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청년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들을 기획된 포럼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인천의 청년문화계가 처한 현실을 보다 세밀하게 풀어내고, 이를 수용 및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근간의 생산을 주문할 것이다. 이 핵심에는 청년문화 당사자들의 '주체성'에 대한 '인정투쟁'(Anerkennungskampf)이 있을 것이다.


[문화환경·국제교류분과 채은영 임시공간 대표]
"문화 환경 조성 제안 중점...느슨한 소통·공감 확인을"

문화환경·국제교류 분과와 관련된 문화주권 사업은 원도심 도시 재생 사업, 문화예술 기관 단체의 집적과 작은 문화 공간 지원 사업 정도이다. 본 분과에선 '문화 성시 인천'이 가능할 수 있는 문화 환경 조성의 방향과 제언을 중심으로 두고자 한다.
인천이 가진 문화 환경의 가능성에서 섬 지역의 문화 자원 활용 방안, 도시 재생에서 문화예술의 역할과 방향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기획매개 인력 양성 등을 주제로 4회 정도의 오픈 포럼을 진행할 예정으로 사전 조사와 협의 중이다.
이번 인천문화포럼을 두고 형식적이고 면피용일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고, 실제 구성과 진행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공론의 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의미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지역 문화예술은 문화 정책에 의한 제도와 자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공공 자본과 제도와 건강한 긴장감을 갖는 문화예술의 상상과 실천을 위해, 포럼 몇 번에 결과를 만들고 의견을 관철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느슨한 소통과 공감을 확인할 수 있다면, 지역 문화예술 창작·기획매개자들이 각자 이야기를 풀어내며 매핑하며 과정을 모색하며 연대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무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