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건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나이가 70~80대 접어들면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폭염 같은 외부 스트레스에 이겨내는 힘은 더욱 약해진다. 중년에 들어서면 스트레스에 따른 심장박동수의 증가도 뒤떨어진다. 젊은 사람에 비해 면역기능과 면역에 관련된 세포의 수도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무더위라는 스트레스에 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생기기 쉽다.

일사병이나 열사병은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뇌의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장해이다. 초기증상으로는 두통, 현기증, 무관심 상태로 되고 졸음이 오게 된다. 그러다가 체온이 급작스럽게 40도가 넘게 상승하게 되고 결국에는 섬망(갑작스런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 수술 등으로 신체적인 통증이 심하거나 주변환경이 급변하여 생활의 리듬이 깨질 경우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의식장애와 혼란상태),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 인지 능력이나 주의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이러한 섬망이나 기타 우울증, 망상 등 정신과적인 문제들이 노인에게는 조그마한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쉽게 발병될 수 있다. 물론 심한 우울증 등은 자살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일사병은 모자 착용과 그늘 휴식으로 햇빛을 피하면 예방된다. 일사병은 날씨가 무조건 덥다고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햇볕을 완전히 가릴 수 있는 장소에서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여름철 건강지키기로서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1)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미네랄과 비타민들이 골고루 섞여있는 식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매일 아침 더운물로 샤워를 해서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3) 적당한 여가활동을 하도록 하고, 너무 과한 운동이나 일을 하는 것은 수분과 전해질의 지나친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4) 근본적으로 충분한 수분섭취와 한참 더운 오후 1∼4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위에 대처하는 습관뿐 아니라 가족들의 노년층에 대한 관심 또한 중요하다. 우선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이 노인들에 대한 소외로 생길 수 있는 위급한 상황과 정신과적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노인들이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