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설공단 이사장 구속 농성 탄력 … 권성식 비대위원장 "일벌백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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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의 가장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는데 이를 방치하는 파주시와 파주시설관리공단, 과연 보고만 있어야 됩니까?"

파주시와 시설관리공단의 청소업무 민간위탁에 반대, 장기농성에 들어간 권성식(47) 청소노동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요즘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지고 있다.

민간위탁을 강행한 파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19일 무기한 농성을 시작한지 140일째 되는 비대위는 이사장이 구속되면서 투쟁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비대위는 현재 13명이 직접 고용이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사력을 다해 지난한 싸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공단과 파주시 두 기관은 이들의 생존권이 걸린 투쟁을 단순한 '아우성'이라고 보고 별다른 대안이나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청소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일선 지자체들은 비정규징의 정규직화를 위해 실질적인 결과물이나 T/F팀을 꾸려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파주시는 정부의 정책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으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청소노동자와 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을 파주시가 알고 있으면서도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또 "비대위를 비롯해 많은 환경미화원들이 민간위탁을 결사반대했음에도 시설관리공단은 강행했으며 결국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팀장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고 뒤이어 같은 혐의로 이사장까지 구속되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이제 공단의 민간위탁 강행은 명분이 없어진만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기관과 싸움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13명의 동료가 있어 더욱 힘이 생긴다며 마음을 다잡는 권 위원장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게 그렇게 힘든 요구고 어려운 일인가요? 민간위탁 과정에 위법한 일이 생긴만큼 철저한 조사와 함께 담당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3명의 동료들이 모두 웃으면서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때까지 농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농성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비대위는 19일부터 시작되는 파주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 공단의 민간위탁 과정의 불법사항을 심도있게 감사해달라며 의원들에게 요청하면서 공단을 압박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