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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차 산업혁명과 사회복지의 향방

양복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2017년 06월 20일 00:05 화요일

18세기 후반의 증기기관과 수력발전의 이용이 1차 산업혁명이라면, 19세기 후반에 시작되었던 전기공학의 발전과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하는 대량생산을 2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IT기술이 산업 전분야로 확산하고 컴퓨터가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는데, 이것이 3차 산업혁명이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무선통신기술, 생명공학 등의 발전과 융복합의 확장은 전혀 새로운 산업의 탄생과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공정을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지능형 공장의 등장이다. 이 공장은 사람이 아니라 완벽하게 연결된 센서와 인공지능 등 작동장치가 관리하는 공장이다. 모든 공정은 사람에 의해 운영될 때보다 훨씬 더 높은 생산성으로 엄청난 양의 고품질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계는 이제까지의 기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기계가 이해하고 말하고 듣고 쓰고 대답한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정교한 조각품을 만드는 작업을 한낱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할 수 있고, 고단하고 지루한 트럭운전은 자율주행자동차가 대신해 줄 것이다. 그야말로 '기계의 시대'가 될 것이다.

영역을 초월하는 과학과 융합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 자체를 바꾸기도 할 것이다. 아일랜드의 마크 폴락(Mark Pollock)은 보행로봇을 이용하여 스스로 걷는 기적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전자 공학, 로봇기술, 소재공학 등의 발전과 융합이 이루어낸 성과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이를 활용한 산업의 발전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우리가 사는 세상을 근본부터 변화시켰다. 18세기 후반 1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나타났던 러다이트운동이나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부터 진행되었던 2차 산업혁명은 정치적 민주주의의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파생된 빈부격차의 확대는 사회에 수많은 숙제를 안겨 주었다.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며 오히려 지금까지의 세 차례의 변화보다 훨씬 더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며, 점점 더 많은 일자리를 더 많은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2013년 옥스퍼드대가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20년 사이에 미국에서는 약 47%, 한국에서는 약 63%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며 반복 작업이 많은 한국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발전을 통해 더 풍요롭고 안전한 사회를 기대하지만 그 반작용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특별히 고용을 생각하면 많은 고민이 생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누가 원해서 오거나 원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 시장과 경쟁이라고 하는 환경에서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과 같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것이다.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적응하도록 하고, 혁신적 기술을 산업화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반드시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다.

복지의 큰 틀은 취약계층에 대해 보완적으로 생활보장장치를 확보하여 주는 것이다. 형태로 보면 사회보험, 공공 부조, 사회서비스 세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복지의 기본 틀은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노동을 통해 소득을 획득하고 소수의 노동시장 불참자들에 대해서는 소득재분배라는 과정을 통해 생활을 지원하여 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복지에 대해서는 늘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내 소득을 다른 사람의 복지를 위해 주어야 하는데 대한 비판적 시각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하물며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시장 불참자가 대폭적으로 늘어나서 복지 대상자가 급증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노동시장 참여 비율이 낮아질수록 재분배 비율은 높아질 것이 자명한데,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다. 

토마스 모어는 1516년 그의 저서 <유토피아>에서 '양이 사람을 물어 죽인다'라고 했다. 영국의 지주들이 양모생산을 위해 경작지를 폐쇄하고, 이로 인해 농민들이 할 일을 잃고 도시의 부랑인이 되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사람을 잡아먹은 일'은 없어야 할 것이고,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 구성원의 행복을 증진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빈틈없는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사회복지에 대한 현재의 인식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복지를 실행하는데 필요한 국민적 호응을 얻기 힘들다. '어떤 형태의 복지를 누가 누구의 돈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연구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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