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보호무역주의 여파'수출시장 '마이너스 성장'
▲ 지난 4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7 ASEAN DAY 수출상담회'의 모습.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을 위해 개최한 아세안데이는 총 700건의 상담과 76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실적을 거뒀다. /사진제공=경기도
작년 수출액 981억달러로 '급감'
1분기 회복세 불구 부정 요인 多


한국 수출이 글로벌 강풍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와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무역 보복, 여기에 신흥시장의 저성장 기류와 유가 하락 등의 여파가 한국 수출시장에 한꺼번에 몰려온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불어 닥친 연이은 수출 감소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경기도도 수출 증가를 위한 전략과 정책을 긴급 수혈하고 있다.

이에 인천일보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현황을 짚어보고, 한국(경기도)의 수출 위기 실태와 도내 수출중소기업의 목소리, 경기도의 정책 및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 등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 수출은 세계경제 저성장에 따라 지난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수출액이 1조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비 5.6% 감소한 4970억달러, 수입은 7.4% 감소한 404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경제 저성장,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대(對)중국 수출부진 심화, 해외 생산 확대 등이 수출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879억달러이던 수출액은 2013년 1020억달러, 2014년 1116억달러, 2015년 1059억달러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981억달러로 급감했다. 트럼프 미국정부의 보호무역과 중국 사드 무역보복 등으로 대내외 수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한국과 경기도의 최근 정체된 수출 성장세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통상정책과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노출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구조 변화 등이 한국 통상 부문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정치·외교 이슈와 맞물려 한국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대한국 보호무역 조치로 한국 수출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심화 전망으로 대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6%가 "사드 배치 발표 후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사드 배치 발표 전 조사 결과(5.3%)보다 20.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올 상반기 수출 회복세는 장밋빛?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1/4분기 수출증가율은 14.7%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회복세 또한 지난해 극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5월 분석한 '2017년 한국 수출 회복과 지속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와 올해 1/4분기 비교 시 수출단가 상승이 전년도 같은 기간 단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정부분 작용, 수출회복이 물량보다는 단가 상승에 주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4분기 수출단가지수 증가율이 -11.5%였던 반면 올해 같은 기간은 9.9%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확장세 둔화 및 중국 경쟁력 강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또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강화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출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조정아 경기도 국제협력관은 "세계적 보호무역위기가 오히려 수출 품목 다변화 등 기회요인 발굴과 돌발 리스크에 대한 점검, 그리고 대중국만이 아닌 새로운 수출 길을 열어주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사드 여파 등이 오히려 근본을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