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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럼] 인천사람의 에너지 대처법

윤관옥 경제부장

2017년 06월 19일 00:05 월요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일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관리와 온실가스 감축을 강화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현재 중국은 세계 1위,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온실가스,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은 지구온난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지구온난화는 태생적으로 기후변화를 몰고 왔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그 원인자인 인류는 '대재앙'의 역습에 속수무책이다. 폭염, 물과 식량의 부족, 돌발 병해충 창궐 등이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정부가 19일 0시부터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가동을 영구정지 하면서 '탈 원전'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 원전 1호기의 퇴출을 확정함으로써 40년간 터빈을 돌려온 한국 최초 원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서 환경부는 6월 한 달 간 삼천포 1·2호기 등 낡은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일시 가동중단(셧다운) 조치했다. 내년부턴 노후 석탄의 봄철 셧다운을 정례화하고 노후 석탄 10기를 2022년까지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중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는 국민안전분야 정책공약 이행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다. 셧다운 조처로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2015년과 비교해 올해는 3%, 2022년엔 18% 줄어들 것으로 환경부는 전망한다. 같은 시기 오염물질 감축량은 각각 5200t, 3만20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발전량이 줄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지 않을까. 산업통상자원부는 노후 석탄 셧다운과 조기 폐지 추진에 따른 전력수급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동시에 보완대책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염려 놓으라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모두 53기. 인천엔 6기가 가동 중인 영흥화력발전소가 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2019년까지 7·8호기 증설도 예정돼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미착공 신규 석탄발전소 신설은 중단하겠다'고 공약한 상태여서 증설은 불투명해졌다.

이쯤해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2016년 10월10일 발표했던 '인천 환경주권'을 복기해보자. 유 시장이 천명한 환경주권의 요체는 '인천의 권리 정상화'와 '시민 환경권 회복' 두 가지다. 인천의 권리 회복을 위해 석탄발전소인 영흥화력발전소에 물리는 지역자원시설세를 원자력발전소 수준으로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송도LNG(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에 대해서도 지역자원시설세를 물릴 수 있도록 지방세법 개정을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요구가 관철되면 여기에서 나온 재원으로 주민 환경 개선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이 종전 0.15%에서 0.3%로 배 오른 2014년 이후에도 인천이 영흥화력발전소로부터 매년 거둬들이는 세입은 약 238억 원에 그친다. 반면 유 시장이 '시민 환경권 회복'을 위해 쓰겠다는 올 한 해 미세먼지 저감대책 사업비는 약 511억원에 달한다. 정책수단을 동원해 세수를 확보하더라도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거두기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세먼지를 감축하겠다면서 정작 석탄에는 부담금을 물리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인 LNG엔 훨씬 많은 세금과 부담금을 부과하는 정부의 에너지원 세제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에너지와 관련해 인천시민들의 불만은 높다. 영흥화력발전소를 포함 인천에 가동 중인 발전소 71기에서 생산된 전력의 40%만 인천시민이 쓸 뿐 나머지 60%는 외지로 공급된다. 그런데도 전기요금은 전 국민이 동일한 요금체계에 따라 낸다. '발전소 지뢰밭'에 살며 환경오염, 경제적 피해, 건강권 위협에 노출돼 있지만 '꽥'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 채 감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의 전략은 무엇이어야 할까. 우선 '인천 홀대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앞세워 징징대는 구태부터 벗어던지자. 현실을 자각하는 인천시민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겠다. 그리고 화력발전소를 낀 충남, 경남, 전남 등 10개 시·도와 연대의 틀을 구축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 발전소를 낀 지역주민들이 전 국민을 상대로 진심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전기요금차등제 도입, 에너지세원 조정 등의 개선 필요성을 제시해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법도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유치하거나 시범사업을 전개해 국제환경도시 인천의 면모를 먼저 실천해보이는 것도 국민적 설득력을 얻는 방도가 될 것이다.

14일 열린 시민사회 소통네트워크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인천공약 조기 실행을 위한 여야민정협의회 구성이 합의됐으니 정파를 초월해 이 문제를 논의해 나간다면 바람직한 방향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

때마침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21일 '인천시민의 환경권 회복을 위한 토론회'를, 유동수(인천 계양갑) 국회의원은 28일 '준비된 에너지 전환-친환경 발전의 쟁점과 과제 정책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인천이 묵혀온 고통을 순리대로 풀어갈 단초가 열릴 거란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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