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청운대 교수

당성(唐城)은 다소 생소하다. 사적 제206호로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 32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산성으로 해발 165m의 구봉산에 있는 1200m의 성이다.

현재 동남북문지와 우물터 건물지가 남아 있다. 당성이 소재하는 남양지역은 본래 고구려 영토였다가 백제영토로 되었으며, 신라 시대에는 서해를 통해 중국과 교통하던 출입구로서 중요한 길목구실을 했다. 최근 3차의 걸친 발굴조사에서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이 출토돼 고대로부터 폭넓게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宅', '唐' 자명의 기와가 출토되어 그간의 당성 진위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또 점진적으로 해외 연구자들과 공동연구 및 국제학술대회 등을 추진하여 국제 해상교류의 중심지로 당성의 역사적 가치를 밝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당성의 역사적 가치를 고증하고, 옛 신라에서 조선인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교역을 위해 오가던 문화와 문명의 소통로를 다시 걸어 다다른 당성의 항에서 유구한 역사를 되새겼다. 꿈과 희망의 길이 다시 열리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화성시 뱃놀이축제가 지난 1일부터 4일간 펼쳐졌다.
유서 깊은 당성과 전곡항을 배경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고유한 지역문화로서 재현하기에는 콘텐츠의 부족 등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당성의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문화관광축제로서 가치를 만드는 시도는 상당히 의미 있는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문화관광 축제란 우리가 일반적인 축제 중에서 특산물, 전통문화, 민속, 관광자원 등을 활용하여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축제로 상품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화성시 당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역사적으로 해석하고, 국제적 해상교류의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고증해 문화관광축제로 선보이겠다는 시도는 지극히 당연했다고 본다.
세계 3대 축제인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 독일의 뮌헨 맥주축제,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등이 꼽힌다. 이러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들의 성공 요소는 축제의 명확성, 기반성, 집객성, 개념의 명확화, 추진주체의 건실성, 참신한 홍보 및 관람객 유치,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역 특성을 특화하고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화성시 뱃놀이축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참여자의 구성요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우선 화성의 전통과 역사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이야기 요소로서 축제명칭이 잘 전달될 수 있어야 하겠다. 

화성시 뱃놀이축제는 축제 주제의 구체성은 있다. 하지만 고유한 지역문화로서의 축제가 아니다보니 콘텐츠로서 문화의 역사성과 다양성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번 축제에서 유람선 및 낚시어선, 어업지도선, 고급요트, 파워 보트, 크루즈 요트, 범선 등을 체험하는 자체는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또 개막 기념식에서 화성시장이 주요 내빈을 직접 소개해 탈권위적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무엇인가 2%가 부족하다. 그건 화성시의 당성과 뱃놀이축제의 연결점을 적극적으로 부각 시키지 못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지역축제는 지역의 문화와 특성이 연계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문화관광축제로서의 목표와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번 뱃놀이축제는 신라로부터 조선시대까지 학문과 교역을 위해 오가던 문화와 문명의 소통을 담당했던 지역인 화성시의 당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성과 해양실크로드로 연결되었던 바닷길을 달리는 축제의 이미지를 좀 더 구체화하여 출항의 의미와 유구한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축제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나게 했어야 한다.

당성을 활용하여 지역의 역사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특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명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화성시 당성 뱃놀이축제'로 접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서해안 해양레저의 중심지 전곡 마리나를 중심으로 세계 속의 화성시가 되기 위해 추진 중인 서해안 개발프로젝트의 역사적 명분과 가치도 표출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