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직업재활시설 시초 성촌재단 60주년 … 김영주 2대 원장 감회 밝혀
국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시초인 사회복지법인 성촌재단이 60주년을 맞았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성촌재단은 장애인복지시설과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촌재단은 1951년 옥련동 성린보육원에서 시작됐다. 당시 성린보육원 설립자 김용해 선생은 적산가옥을 임대해 6·25 전쟁고아와 무의탁 아동을 돌봤다. 이후 1957년 성촌재단 법인이 설립됐다.

현 성촌재단 김영주(85·사진) 대표는 김용해 선생의 뜻을 이어 2대 원장에 취임했으며 십정동으로 보육원을 이전했다. 그러던 중 봉사단체의 권유를 받아 1972년 장애아동전문직원재활원으로 사업을 변경했다. 장애인직업재활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그 시절 김 대표는 장애아동들을 자식처럼 돌보며 재활과 자립을 도왔다.

"70년대 초에는 이 동네가 한적했어요. 장애아동 70여명이 동네에서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자 주민들의 항의가 시작됐죠. 통장과 주민자치위원장들을 저희 시설로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고 양해를 구했어요. 그 뒤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장애아동들에게 필요한 것은 직업 재활뿐만이 아니었다. 몸이 불편한 아동들에게는 의료 재활이 필요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의료 보험 제도가 없어서 비용을 100% 본인이 부담해야 했죠. 당시 세브란스 병원 재활의학과 과장님이 무료로 의료 재활을 도와주셨어요. 이강목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박사도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아이들에게 물리 치료 봉사를 해줬어요. 이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시설과 재단을 이끌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70~80년대 산업이 발전하면서 성장한 장애인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 대표는 장애인들에게 시계수리, 양장, 우편물 분리 등을 교육해 취업시켰다. 시설 내에서 마음이 맞아 결혼 한 장애인들도 꽤 많았다.

"시설에 머물던 아이들 74쌍을 결혼시켰어요. 당시 차가 없어서 직접 짐을 싸서 버스를 타고 부산, 대구 등의 일터로 아이들을 보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자식을 낳았죠. 박사 학위 받아서 대학 교수하는 아이도 있어요. 잘 성장한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김 대표는 재단 60주년을 맞아 오는 16일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행사를 앞두고 재단의 역사를 담은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본인이 재단을 떠나더라도 역사는 계속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카츄사 생활을 할 때 고아원 원조를 담당했어요. 그 때 고아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천사처럼 보였죠. 저도 제대하면 같은 길을 가자고 마음먹었던 것을 계기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앞으로 재단에 있는 날까지 장애아동과 장애인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돕고 싶습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