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인선 '숲해설가' 방치된 저소득 아동에 '힐링체험' 지원
"제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어려울 때 도움 주신 분들한테 돌려드리겠다는 생각이 마음 속 어디엔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고마운 분들에게 빚을 갚는 저만의 방법이랄까요, 그게 제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이유예요."

자원복지활동가인 길인선(65)씨의 말이다. 치유(힐링)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숲 속의 생태체험과 관찰학습을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배우고 느끼게 하는 체험프로그램 강사인 길인선씨를 만났다.

그가 숲해설가로 활동하기 전 자원봉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남편의 병환으로 병원에서 외래안내 자원봉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부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기흥구 자원봉사지원센터의 자원봉사자로서 아이들에 대한 소양교육으로 강사활동을 할 때부터다.

2011년에 푸른환경새용인21실천협의회의 그린리더과정을 수료하고 교육문화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환경과 생태에 관해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됐다.

길씨가 '숲해설가'라는 직함으로 활동한 것은 2015년 용인시사회보장협의체 여성가족분과 위원을 겸하면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취약계층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숲힐링체험 강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이때 취약한 환경에 놓인 안타까운 가정사를 접하면서 가슴 먹먹한 일을 많이 경험했다고 한다.

"제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대상자 중에 돌볼 가족 없이 컴퓨터게임에 빠진 아이, 우울증에 빠진 엄마, 아무도 돌볼 사람 없는 어린 아이들, 이 모두가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사람들이었어요."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일명, 숲해설가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자원복지활동가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아동센터에서 활동할 무렵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줬다.

"어느 가을쯤이었어요. 마음의 문이 꾹 닫힌 초등 4학년 아이 세 명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자기네끼리 벌개미취 꽃점을 치는 걸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꼈어요. 아이들이 나에겐 스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육십 줄에 들면서 칠십을 바라보며 내 모습을 그려본 적 있는데, 공원에서 이야기가 있는 숲길을 안내하는 할머니를 상상하곤 해요. 그게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가 '숲해설가'라는 직함보다 자원복지활동가로 불리고 싶어 하는 이유를 짐작해본다.

숲 해설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그는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길인선씨는 이 일을 통해 자연의 존귀함을 발견하고 그만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