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16m 확보 대형선박 입·출항 여건 마련…컨부두 전구역 11월 개장
대중국 국제물류 처리·수도권 물류기능 원활화 등 '국내 2위 항만' 도약
▲ 8888TEU 대형 컨테이너 선박.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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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


인천신항 항로증심 준설공사가 5월말 조기완료됐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항로가 16m로 안정화되면서 8000TEU급 대형선박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항로증심은 항로의 수심깊이를 늘려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올 11월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전체 구역 개장에 맞춰 진행됐다. 항로증심은 인천대교 주경관폭 확장과 더불어 인천지역 항만업계의 숙원사업으로 2009년 인천신항 건설 당시부터 요구됐다. 2012년 4월 정·재계가 중앙정부에 요구하면서 산고 끝에 항로증심이 이뤄진 것이다. 항로 16m 증심 시대에 걸맞는 인천항, 인천지역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반쪽짜리에서 대형선박까지, 인천신항 효과 극대화
인천신항은 2009년 건설 당시 최대 8000TEU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구조로 건설됐다. 그러나 항로 수심은 8000TEU급 선박이 상시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항로 수심(16m)이 확보되지 않아 3000TEU급 2선석, 2000TEU급 2선석을 개장해 운영돼 왔다.

2015년 6월 3000TEU급 1선석, 2016년 3월 3000TEU급 1선석, 올 1월 2000TEU급 2선석이 차례로 완공됐지만 대형 선박의 상시 입·출항은 요원했다. 과정에서 8000TEU급 선박이 입항하기도 했으나 이는 만조시기에 맞춘 이벤트 성격이었다.

인천항을 비롯한 지역 경·재계는 2009년 인천신항 건설 당시부터 항로증심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2012년 4월에는 중앙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한 끝에 그해 연말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면서 본격화 됐다.

2013년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2014년 5월 기준을 통과해 2015년 7월 준설사업이 시작됐다.

이 공사는 당초 내년 4월 쯤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올 11월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전체 구역 개장에 맞춰 앞당겨졌다. 인천신항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2015년 29만7000TEU에서 지난해 82만2000TEU로 277% 급증한 것과 부두시설이 더 완공이 되면 명실상부 국내 2위 항만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올 11월에는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가 2000TEU급 4선석, 3000TEU 2선석 등 모두 6선석이 추가된다.

해양수산부는 항로증심 준설공사가 마무리되면 6월 수로고시 이후 본격적으로 8000TEU급 선박이 운항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인천항에 대형선박의 상시 입·출항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중국 국제물류 처리와 환적화물 유치 활성화, 수도권 물류기능 원활화 등의 효과가 예상되며 연간 약 200억원에 달하는 내륙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신항 항로증심 준설공사가 예정보다 1년 가량 일찍 마무리돼 대형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여건이 조기에 마련됐다"라며 "수도권의 관문항인 인천신항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용자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선박 대형화는 세계적 추세
물동량 처리 세계 50위권 항만인 인천항이 이제서야 8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입·출항이 자유로워진 것과는 달리 세계 선박운영은 점차 대형화·초대형화되고 있다.

2016년말 기준 7500TEU급 이상 컨테이너 선박은 863척으로 전체 선박의 16.9%에 불과하지만 컨테이너를 싣을 수 있는 선복량은 940만8000TEU로 전체 선복량의 46.4%에 이른다. 이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져 2020년에는 7500TEU급 이상 선박이 1043척으로 2016년 대비 20.9% 증가하고 선복량 비중도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선박의 대형화는 지난해 6월 파나마운하 확장개장 개통을 전후해서 폭발력을 더 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확장 후 통과선박 규모는 3만t이 더 커져 9만~10만t급으로 확장되는 등 최대 1만3200TEU급까지 통과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북미항로 컨테이너 주력 선대의 선형이 1만TEU급으로, 최대 1만3000TEU까지 확장된 것이다.

이와 같이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의 초대형화에 따라 기존 파나마운하 이용 선박은 다른 항로로 전이가 예상된다. 1차적으로는 기존 4000~4500TEU급 선박이 아시아 역내 등 중소형 항로에 투입될 것이다. 파나마운항의 확장에 따른 초대형 선박은 인트라 아시아 등 중소형 항로에 투입되는 선박 전반에 있어 대형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동안 항만을 중심으로 항로 증심, 하역장비 개선 등을 위해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인천신항 개장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인천항 컨테이너 세계 순위는 지난해 268만TEU를 처리하면서 처음으로 50위권에 진입했다.

항로 16m 증심으로 인천항에도 상시적인 8000TEU급 선박 입·출항이 가능해지면서 유일한 미주항로 1항차 외에도 미주·유럽의 원양항로 개설여건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증심 전 5000~6000TEU급에서 증심후 1만~1만2000TEU급으로 향상됨에 따라 최대 1만8000TEU급 선박도 조수간만의 여건에 따라 입항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수출·입 화주가 인천항의 항로부재로 인해 내륙운송을 통한 부산항 경유를 인천항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연간 115억~177억원 상당의 내륙운송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인천신항 항로 증심은 인천항에 대형선박이 입항이 상시화돼 원양항로가 개척되고 이에 따른 환적물동량 증가 효과와 함께 수도권~부산항 내륙운송 감소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저감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터뷰/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
"인천항의 숙원인 인천신항 항로증심이 완료됨에 따라 인천항과 인천의 미래상을 제대로 그려야 합니다."
인천신항 항로증심이 16m로 확장·개장했다. 앞으로 수로고시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인천항도 8000TEU급 대형선박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인천대교 주경관폭 확장과 인천신항 항로증심은 인천을 하나로 만든 계기가 된 일대 사건이었다"며 "항로증심에 관심을 기울여준 정·재계와 시민들께 항만인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인천신항은 2009년 건설 당시 최대 8000TEU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구조로 건설됐지만 항로 수심은 5000~6000TEU만 가능했다. 이벤트성으로 8000TEU급 선박이 입항하긴 했지만 만조에 맞춘 것에 불과했다.

이귀복 회장은 "세계 해운업계는 급속도로 대형화되는데 인천항 인프라는 이에 발맞추지 못했다. 미주, 유럽 등 원양항로가 갖춰지지 않아 수도권 화물이 불가피하게 부산항을 이용해야 했고 길거리에 뿌리는 돈만 해도 천문학적이었다. 대표적으로 화물차로 인한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왜곡은 항로증심 하나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항로증심을 위해 인천항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항만업계와 정·재계가 한 목소리가 냈기에 항로증심이 가능했다.

이 회장은 "항로증심이 이뤄졌지만 인천신항 배후단지 적기건설과 제1항로 증심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인천항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천과 인천항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에 따른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 이제 남은 과제가 많은 만큼 인천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