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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153번 버스를 타고 마포구 창전동에서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은정(가명)씨는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치른다.

김씨가 승차하는 광흥창역 정류소에 도착하는 버스 대부분이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버스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좁은 공간을 비집고 버스에 올라타거나 승차를 포기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린다.
 
153번 버스는 광흥창역에서 세 정거장 뒤인 여의도 정류장에 도착하면 승객 대부분이 내려 여유를 되찾는다.

앞으로 서울에서 김씨처럼 만원 버스로 불편을 겪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다음달 153번 노선 등 출퇴근시간대 극심한 혼잡을 빚는 버스 노선 4곳에 '다람쥐 버스'를 투입, 시범운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다람쥐 버스'는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짧은 구간만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셔틀형 순환버스를 말한다.

버스 노선 대부분이 전체 구간에서 혼잡하지 않고, 일부 구간만 승객이 몰린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다람쥐 버스' 계획은 서울시가 25일 공고한 '서울시 대중교통계획안(2017∼2021)' 중 승객의 요구와 수요에 따라 교통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내용의 '수요대응형 버스 서비스' 계획에 담겼다.

'다람쥐 버스' 4개 노선은 올해 초 시내버스노선 기초조사 결과와 이달까지 노선 60여개 혼잡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했다.

153번 광흥창역∼국회의사당(왕복 약 6㎞) 구간을 비롯해 702번 구산중학교∼녹번역, 500번 봉천역∼노량진역, 3315번 마천동사거리∼잠실역8번출구 등 10㎞ 안팎의 단거리 구간이 뽑혔다.

우선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 운행을 결정하고 퇴근 시간대 운행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시는 버스운송사업조합과 노선과 운행 관련 세부사항에 대한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내달 말에는 예비차량 등을 투입해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시범운행을 통해 버스 혼잡도 감소 여부, 시민 반응을 점검해 효과가 좋으면 다람쥐 버스 적용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요대응형 버스 서비스' 계획에는 환승연계버스, 도심순환버스, 간선급행버스 등 구상도 담겼다.

환승연계버스는 7월 서울 동북부를 잇는 우이신설선 경전철 개통과 내년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보훈병원) 개통에 대비한 구상이다.

우이신설선 신설동역에서 왕십리역을 연결하는 '다람쥐 버스'를 투입해 우이신설선 이용자들의 2·5·분당선 접근성을 높여주고 강남지역으로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 구간은 기존 간선버스를 지선으로 전환해 운행하는 것을 검토한다.

서울역·경복궁·인사동·명동·동대문 등 도심 주요 관광지와 면세점, 백화점, 호텔 등을 연계하는 도심순환버스 운행도 검토한다.

시가 3월 도심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한 한양도성 내부 16.7㎢에 관광버스 진입을 억제하고 관광객 편의를 제공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출근 시간 서울 생활권과 중심업무지구를 직접 연결하는 간선급행버스로 '서울형 M버스' 운행도 검토한다.

노선으로는 강북노원∼강남권(외곽순환·올림픽대로 경유), 은평마포∼강남권(올림픽대로 경유), 구로양천∼강남권(강남순환고속도로 경유)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서울 도심에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자율주행버스는 올해 말 경기도 판교에서 편도 2.5㎞ 구간에 시범 운행할 예정으로, 서울시도 기술 발전에 따라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5년간 중장기 발전 방향을 담은 대중교통계획안에 따라 시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부적인 검토를 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