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진 사회부 기자
서해 최북단 서해 5도민들에겐 꿈 같은 일이다. 이들은 식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가 부족해 원주민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마실 물 한 모금만 달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울 정도인데다 심지어 용변을 노상에서 해결할 정도라니 말이다.
물이 부족해 고통을 호소하고,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곳이 또 있다. 중구 용유도에서 벼농사를 하는 농민들인데, 물이 부족해 모내기조차 힘든 곳이 적지 않다.
그동안 농민들은 지하수 관정을 통해 지하수를 퍼올려 논에 물을 공급했다. 하지만 작년 겨울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고, 올해 초 인천 강수량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지하수 관정에 물이 메마른지 오래다.
최근 중구 덕교동 인근의 한 농가에서 만난 농민은 농경지의 약 30%만 모내기를 했다고 한다. 남은 논에도 모판을 옮겨 심어야 하지만 물이 없어 여의치 않다. 농민들은 늦어도 다음 달까지 모내기를 끝내는 것을 바라지만 장담할 수 없다. 여름철 예상 강수량이 많지 않고, 급하게 소방용수를 공급한다고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관정 개발도 대안으로 고려되지만 용유도가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 짠물이 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렵다. 말라버린 관정과 함께 농심도 타들어가고 있었다.
농민들의 근심은 쌓여만 간다. 다음 달 중순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면 올해 벼농사는 포기해야 할 판이다. 그나마 운이 좋아 벼 수확을 잘 하더라도 폭락해버린 농산물 값에 농민들의 한숨은 짙어져만 간다.
매년 강화도 등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왔다. 긴급용수 등을 공급하지만 농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올해는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농민들의 가뭄 걱정을 떨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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