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있는 청옥초등학교에 문구점이 들어섰다. 학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점이다. 그러나 그 의미만큼은 사뭇 다르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직접 설계한 교육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문구점이라서 그렇다. 초등학교에서 교육협동조합을 설립한 일도 그렇고, 그 협동조합에서 직접 운영하는 문구점을 학내에 설립한 것도 우리나라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학교주변에는 그 흔한 문구점 하나 없다. 학용품을 사기 위해서는 평택이나 안중 등 시내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주변 환경을 고민한 끝에 학생들은 '문구점 교육협동조합 설립'을 제안했다. 학생자치회에서 이런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에 건의했고, 학교는 다시 학생들이 직접 문구점의 이름과 로고 등을 만드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전 과정에는 교사와 학부모도 함께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교육협동조합 '푸른빛 나누리'이다.

문구점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하며, 학생조합원들의 참여를 높여 지역사회 문구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 한다. 문구점의 수익금은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지역사회 공익사업 등에 유익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한때 전국 몇몇 개의 대학에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했으나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다 점차 청년실업률이 가중되고 학생들의 취업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생들의 참여율이 떨어져 운영에 애를 먹기도 했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에서 설립한 협동조합이라는 건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 청옥초의 협동조합 설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그에 부가되는 교육적 의미는 조합의 성패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도 이미 크고도 넘친다. 민주주의를 몸소 배우고 실천하는 현장체험이고, 산교육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합의 이름과 로고선택 등 설립과정 전반에 학생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더욱 아름답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역점을 두어 실천하는 학교 민주주의가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크게 기대된다. 미래의 민주시민과 민주시민의 역량을 기르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