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정부가 지난 15일 미세먼지 감축대책 일환으로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매년 미세먼지가 극심한 3∼6월 4개월 간 가동을 중단한다고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대통령은 임기내 낡은 석탄화력발전소 10곳을 폐쇄키로 했다. 현재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53기가 가동중이고 건설중인 곳은 20곳이다.

유연탄으로서 석탄의 주요 용도는 크게 3가지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용, 철강을 만드는데 쓰이는 제철용, 시멘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석탄 등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석탄은 1차 에너지원 소요량의 30%, 발전량의 42%를 점유하고 있다. 2035년까지 석탄소비는 65% 증가해 석유를 제치고 전세계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석탄이 총 발전량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석탄 수요량은 1억2000만t으로 주로 발전용 70%, 제철용 20%, 시멘트용 10% 정도가 된다. 석탄화력발전은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전력생산 비중은 39.4%에 달하는 최대 에너지원이다.

석탄발전의 장점은 대용량화가 가능해 대규모 발전 단지를 중심으로 건설된다. 연료가격이 저렴해 다른 에너지원보다 경제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석탄은 아직까지 세계 매장량이 많아 연료수급의 어려움은 없다. 또 가스와 달리 채굴이나 운송도 쉽다.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운영과 폐쇄에 초점이 맞춰 있다. 하지만 국내 미세먼지의 30~80%가 중국 황사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의 영향은 평상시 30~50%가 강한 편서풍이 불 때에는 80% 이상이 중국 등 해외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곳의 가동을 한달 간 중단할 경우 1~2%가량 미세먼지가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수도권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경유차 배출가스(29%)에 이어 건설기계(22%), 냉난방(12%), 발전소(11%)순으로 발전소가 미치는 영향은 네번째다.
박근혜정부도 작년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환경단체로부터 저감효과가 적다는 비판을 받았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내뿜는 오염물질을 경감시키려면 폐쇄하거나 성능개선을 해야 한다. 성능개선이란 발전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이 감소하도록 설비를 교체하는 것이다. 즉 오염물질을 내뿜는 곳에 전기집진기, 탈황설비, 탈질설비 등 환경설비를 부착하거나 오염물질의 근원인 보일러를 바꾸면 된다. 지난해 말 운영한 지 23년 지난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3호기에 성능개선을 해 좋은 효과를 봤다.

인천에도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일원에 국내 최초의 800㎽급 대용량 고효율 석탄화력발전소 6기가 가동중이다. 영흥화력발전소는 경인지역의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1999년 9월 첫 착공을 시작해 2004년 7월 1기, 11월 2기를 준공했다. 이어서 2009년 6월 3, 4호기, 2014년 6월, 11월 각각 5, 6호기가 준공됐다. 최근 인천시는 준공 13년차인 1, 2호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 배출허용기준 강화를 건의키로 했다.

하지만 당장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 또는 가동 중단에 대해 우려도 있다. 노후 발전소 가동중단에 따른 전력 감소를 막기 위해 발전소 가동률을 높일 경우, 대기질은 오히려 악화되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신중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발전연료의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매장량이 풍부하고,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공급 안정성을 지닌 석탄은 아직도 매우 유용한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