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서울 조형갤러리서 개인전
▲ 소래일기(물고기날개)10P53.0X40.9
▲ 길현수 화백
▲ 한담 100S 130.0X130.0 Oiloncanvas
▲ 소래일기33(배들어온무렵) 30P 90.9X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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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래일기100F162.2X130.1Oiloncan


소래포구 재래어시장과 어촌풍경을 그려왔던 길현수 화백이 이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5월31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 인사동 조형갤러리에서 열리는 제15회 개인전에는 길 화백의 인생이 담긴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2달전 화마로 폐허가 된 소래포구 재래어시장 옛 풍치를 화폭에 담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게 한다.

길 화백은 10여년전부터 소래포구 재래어시장과 그 속에서 생선을 사고 파는 사람들, 그물을 정리하고 뱃일 나갈 준비하는 어부들, 노을이 곱게 지는 낙조를 등진 포구 모습을 화폭에 담아왔다.

2011년에는 부평 문화의 거리에 있는 작은 공간 SP갤러리(신포 우리 만두 내)에서 '소래일기'라는 이름으로 소래포구 정취를 담은 전시회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길 화백은 "15년 정도 된 것 같다. 소래포구에 가면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좋았다. 삶의 현장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 15년 정도 소래포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마주치는 사람들을 그리다 보니 마치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소래포구 재래어시장 화재 현장과 화마가 할퀴고 간 생채기를 보자니 얼마나 가슴이 내려 앉았을까?

그는 소래포구를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 전시회 소래일기에 걸었던 작품들을 하나 둘 꺼내 들며 몰래 눈물만 흘렸다.

그는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내가 남겨 온 작품을 통해서라도 소래포구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예상 보다 많은 작품을 전시회에 출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래포구와 어시장의 그림들은 정겹다. 삶의 현장을 그대로 묘사해 친근감으로 다가왔다.임파스토가 살아있는 명쾌한 색채감 표현방식으로 인간 내면세계를 드러낸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길현수 화백은 <소래일기-물고기날개>와 <소래일기-일상 바라보기>를 비롯한 소래포구 작품 외에도 <주문도-여백 1-2> <나비가 되어> <꿈꾸는 도시 I> <1호선 이야기> 등 인간의 희소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더불어 공존하는 사회성이 인간성을 더욱 풍요롭게 할수 있다는 작가의 신념을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회에 내놓는다.

김문기(서울 도슨트협회히장) 화가 겸 미술비평가는 "길현수 작가의 시선은 삶의 터전에서 한발 물러서서 삶의 현장 속에 움직이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자세를 포착하지만 최근에는 삶의 스토리가 아닌 잠재적 생명의 운명이나 불확실한 미래를 추상적 여백으로 그려내기도 한다"며 "인간의 마음을 읽고 있는 길현수 작가의 감각적 시선은 모든 것을 품고 믿어주고 격려하는 꽃향기로 향기로운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우리의 마음에..."라고 평했다.

길 화백은 목우회에서 특선과 제15회 관악 현대미술 대전 최우수상, 독립기념관 기록화를 그린 작가다.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14회의 개인전을 비롯한 국내·외 전시 120회 단체전 및 초대전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국제미술교류 회원, 민족정기 미술회 회원, 사단법인 목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유관순 아우내 장터(한국독립기념관 소장, 200호, 2002년), 삶의 꿈(독일 한국대사관 소장, 10호, 2004년), 소래일기(인천문화재단 인천미술은행 소장, 30호), 소래의 일기(연작 1편~50여편, 1999년 ~ 현재) 등이 있다.

작품중 일부는 지난 5월13일에 시작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 협찬이 결정됐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