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 일출∼일몰 음식 금지…옷차림도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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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슬람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27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슬람력(히즈라력)으로 9번째 달인 라마단의 첫째 날이 27일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가마다 권위있는 종교 기관이 새로운 달로 바뀌기 전날 초승달을 관측한 뒤 라마단의 첫 날을 각자 발표하기 때문에 시작일을 하루 정도 차이 날 수 있지만 수니파 이슬람권은 대부분 사우디를 따른다.

시아파 맹주 이란에서도 올해는 27일 라마단이 시작된다.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엔 30일간(6월25일까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식사는 물론 물이나 음료수를 마셔서는 안 되고 흡연, 껌도 금지된다.

거짓말, 험담, 저주와 같은 불경스러운 언사도 피해야 한다.

라마단의 기본 정신이 단식하면서 욕망을 절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본다는 것이므로 식음뿐 아니라 성욕, 물욕 등을 추구하는 정신·육체적인 일도 최소화해야 한다.

임신부나 환자, 여행자는 라마단에서 제외되지만 다른 때라도 단식 의무를 보충해야 한다.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이 외국인에 한해 제한된 장소에서 음주를 허용하는 국가라도 라마단 기간엔 술 판매가 중단되고 음악 공연, 노래방 영업도 할 수 없다.

비(非)무슬림은 반드시 단식할 필요는 없지만 이슬람권에 거주하고나 출장중이라면 이런 종교적 규율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비무슬림이라도 화려한 옷, 노출이 심한 옷을 되도록 피하고 무슬림 앞에서 허락을 구하지 않고 식음 또는 흡연한다거나 공공장소에서 포옹, 키스는 삼가는 게 좋다.

이 기간 대부분 식당이 점심에 문을 닫고 관공서, 은행 업무시간이 2∼3시간 단축되기 때문에 이슬람권 출장자는 유의해야 한다. 각급 학교의 수업시간도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친교 또는 사업상 무슬림을 만나면 라마단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라마단 카림", "라마단 무바라크"라는 인사를 건네면 좋다.

금식 성월이라고 해서 음식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일 해가 지는 시각(마그리브)에 맞춰 대포와 같은 신호음이 울리면 저녁기도를 마친 뒤 대추야자로 허기를 잠시 달랜다.

이후 가족, 이웃, 친구를 초대해 성대한 저녁(이프타르)을 심야까지 먹는다.

UAE, 카타르 등 부유한 이슬람 국가에선 각 호텔이 고가의 이프타르 상품을 내놓아 금욕을 중시하는 라마단에 오히려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사기도 한다.

이슬람권 각국 정부는 라마단을 기념해 대규모 특별사면, 석방을 단행하고 빚을 탕감해 주는 등 자비의 정신을 실천한다.

라마단은 '강렬한 더위와 가뭄'을 뜻하는 아랍어 '알라마드'에서 유래됐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죄를 모두 태워버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히즈라력은 서양력보다 열흘 정도 짧은 탓에 서양력을 기준으로 하면 라마단은 매년 당겨진다.

라마단엔 이슬람국가(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테러가 기승을 부리므로 각별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금식 성월에 '순교'(테러조직의 자살폭탄테러)하면 더 많은 축복을 받는다고 여기는 탓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