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주 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오늘 첫 공연 선봬
"지역 무용단이라고 국립무용단만큼 못 할 것도 없죠. 충분히 가능합니다."

15일 인천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로 선임된 윤성주(60)씨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 번 보면 안 잊힐 만큼 뚜렷한 인상과 여장부다운 호탕한 웃음소리에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인천은 저에게 선배도 제자도 없는 외딴 곳이에요. 저를 시험해보고 싶어 일 한 번 저질러버렸죠."

고향과 주 활동 무대가 서울이었던 터라 인천은 낯선 그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어 이곳으로 오게 됐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내 노하우 그리고 단원들의 생기와 열정을 더해 새롭게 시작하는 시립무용단이 되길 바란다"며 "기꺼이 그들의 발판이 돼 주고 뒤에서 끌어주는 역할을 자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성주-무용=0'. 등식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평생을 무용에만 전념해온 그. 어머니의 외모와 노래 실력을 쏙 빼 닮은 윤 감독이 처음 무용에 눈을 뜬 건 5살 무렵.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간 학원에서 원로 무용가 전황 선생을 만나면서 춤에 빠지기 시작했다.

미술, 체육, 음악에 이어 학업까지 다방면으로 재능을 보였지만 그를 움직인 건 춤이었다. 중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무용을 전공하며 그야말로 춤에만 몰두했다. 이후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15년을 지낸 뒤 국립국악고에서 8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7년 무용수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를 세워 복지·행정에 힘쓰다 2012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덕분에 좋은 후배들과 좋은 작품을 하며 무용가로서 또 감독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50여년간 무용을 하며 쌓아온 그의 소신은 확고했다. "무용은 원래 협업 작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용수들은 한국무용을 한 사람들이므로 어느 안무가가 손을 대도 한국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기에 안무자가 반드시 한국무용을 전공한 사람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역량을 알아보고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의 사람에게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게 윤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윤 감독은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춤추는 도시 인천'으로 시민들과 처음 만난다. 그도 무용단도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밤낮없이 연습에 몰두했다.

그는 "시립무용단은 인천에 하나뿐인 '보물'같은 존재"라며 "앞으로 다양한 창작 공연을 통해 시민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무용단이 되도록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은 전통 춤부터 여러 단체가 함께하는 '릴레이댄스', 시각장애인과 춤 추는 '보고(寶庫)', 시립무용단의 춤과 인문학 콘서트가 결합된 'Dance story, 풍류' 등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야외공연장·무용단 연습실에서 펼쳐진다.

자세한 일정은 무용단 홈페이지(www.imdt.or.kr)이나 032-438-7774로 문의하면 된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