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수 감소가 거래액 감소로 이어지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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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치열한 경쟁 속에 작년 총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본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설상가상'격으로 올해 들어 뚜렷한 방문자 수 감소 현상까지 겪고 있다.

심지어 6대 업체 가운데 최하위 티몬의 경우 수년 만에 한 달 방문자 수가 월 1천만 명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25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대 온라인쇼핑사이트(G마켓·11번가·옥션·쿠팡·위메프·티몬)의 전체 순 방문자 수(PC·모바일 합산, 닐슨 코리안클릭 집계)는 8천486만2천974명이었다.
 
이는 작년 같은 달(9천338만3천363명)보다 9.2% 줄어든 규모다. 6개 업체 모두 뒷걸음질했고, 업체별 감소율은 2~19% 수준이었다.

특히 티몬의 경우 4월 방문자 수가 991만2천374명으로, 6개 업체 가운데 가장 적을 뿐 아니라 보기 드물게 1천만 명대 아래로 추락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6대 온라인쇼핑사이트 가운데 월 방문자 수가 1천만 명을 밑돈 경우는 없었고, 티몬 한 업체만 따져도 '900만 명대' 방문자는 2015년 9월 이후로 처음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온라인쇼핑사이트는 G마켓(1천907만4천754명)이었고 이어 11번가(1천879만6천319명)·옥션(1천549만1천39명)·위메프(1천130만7천96명)·쿠팡(1천28만1천392명)·티몬(991만2천374명) 순이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평균 월 방문자 수에서도 1위는 G마켓(1천930만1천5명)이 차지했다. 작년 4분기 업계 '톱(Top)'이었던 11번가(1천913만7천167명)를 제쳤다. 위메프도 한 분기 사이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업계는 방문자 수 감소의 배경으로 우선 온라인 쇼핑 사이트 수 자체가 급증한 사실을 꼽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뿐 아니라 수많은 업체들이 모두 온라인쇼핑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분산'과 함께 기존 6대 온라인쇼핑을 찾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또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초기에는 이곳저곳 여러 사이트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1~2개 사이트에만 집중적으로 접속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직접 개별 온라인쇼핑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포털 '네이버' 앱을 통해 유입되는 간접 트래픽(접속량)이 많아지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처럼 현재 네이버와 제휴하지 않는 업체도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매출의 10~30%를 네이버에 의존하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네이버에 지급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출혈(적자)을 감수하며 '치킨게임' 중인 온라인쇼핑업체들 입장에서 방문자 감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업체가 늘어난 거래액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영업손실을 메우며 '연명'하는 구조인데, 방문자 수 감소가 거래액 감소로 이어질 경우 연간 수 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더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은 결제대행업체, 납품업체 등을 통해 경쟁 업체의 거래액 규모를 추정하는데,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월 2천억 정도였던 티몬의 거래액이 최근 1천500억 원 선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전자상거래업계 관계자는 "방문자 수가 절대적 선행 지표일 수는 없지만, 거래액 등과 관련이 있는 만큼 최근 감소 현상을 주의 깊게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