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 희망자 - 군수·구청장 - 일부 현직의원 … 정치지형 변화 예상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 이후 인천정치권에 변곡점이 생겼다. 보수진영의 몰락으로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려는 정치인들의 '엑소더스'가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19대 대선이후 인천지역 현직 군·구의원과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당적을 옮기거나, 옮기길 희망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지지율이 고공행진중인 더불어민주당으로의 이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직 의원이나 군·구청장까지 당적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며 정치지형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예상된다.

2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연수구의회 A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으로 옮겼다. A의원은 대통령 탄핵 이후 일부 당원들과 함께 이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의원은 "탄핵정국을 지켜보며 협치와 소통이 안 되는 당의 모습을 봤다"며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옮긴 건 아니고 이전부터 고민했으며 당선 전에 입당을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의원도 당적이동을 고민하고 있다. B의원은 "지금 정당 지지율이 너무 안 나온다. 문 대통령 지지율도 대단한 편"이라며 "당을 옮겼으면 하는데 비판을 많이 받을 수 있어 고민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군·구의원을 비롯해 군·구청장, 시장, 교육감을 선출하는 제7회 지방선거는 내년 6월18일에 치러진다. 선거까지 아직 1년 넘게 남았지만, 선거운동이나 지역에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미리 움직여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군·구의원의 당락은 정당 지지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군·구의원은 2~4인이 함께 뽑히는 '중선거구제'를 통해 당선된다. 시장이나 군·구청장과 달리 얼굴을 알리기도 쉽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인물 보다 정당을 보고 표를 주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각자 지역별로 셈법이 다르다.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별로 지지율 격차가 있다는 점도 검토 대상일 것"이라며 "앞으로 이동이 더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정당 지지율이 높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으니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입당하는 분이 많을수록 당내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기초자치단체장도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C 구청장은 지역 국회의원이 시장선거에 출마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회에 입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