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박람회 지원 일자리 적고...이공계와 연봉도 차이나 '씁쓸'
24일 오후, 인천지역 청년 채용 박람회가 열린 한 체육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29)씨는 주최 측이 나눠준 '채용 가이드 북'을 보며 빨간 펜으로 줄만 벅벅 긋고 있었다.
 
이번 박람회는 강소기업을 포함해 우수 중소기업들이 청년 채용을 위해 대거 뛰어들어 주목을 받았던 행사다. 이날 하루에만 600여명 채용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경영학과 출신인 김씨는 지원할 만한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는 "전공 살릴 수 있는 영업이나 마케팅에서 연봉 2000만원대 중반 이상은 몇 군데 없었다"며 "이공계 전공자 연봉은 3000만원 넘는 것도 쉽게 보이던데, 기술 없는 문과 출신으로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2년 전, 경기지역 4년제 사립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고향인 인천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 "인천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인문사회계열 졸업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돼 있다"며 "다들 공무원 준비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문사회계열의 낮은 취업률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인천에선 유독 더하다. 전체 사업체 중에 제조업체 비중이 어느 도시보다 높고,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인천에서 질 좋은 일자리는 이공계에 편중돼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15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인문사회계열 졸업자 중에서 제조업체에 취업한 경우는 14%에 그친다. 전공 관련성이 낮기 때문에 기업 경영이나 관리, 영업 등 서비스 분야를 제외하곤 취업 문이 좁은 것이다.
 
인천은 10여개 산업단지를 바탕으로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주로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 제조업체 숫자는 전체 사업체에서 13% 정도를 차지한다. 7대 특광역시만 놓고 보면 최고 수준이다. 주력 업종이 차 부품, 기계 등이다 보니 이공계 출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남동구 A제조업체 관계자는 "기계나 전기, 금형 등 학과를 나오거나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과 일반 사무직 월급 차이가 크게는 200만원 이상 난다"며 "사실 중소기업들이 영업 빼면 회사 마케팅이나 이런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한다"고 전했다.
 
인천 한 기초자치단체 일자리 담당 공무원은 "인문사회계열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은 주변 서울에 다 있으니 훌륭한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빈번하다"며 "지역 강소기업들을 주축으로 모집 부문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