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경제자유구역 실태' 포럼 … 매립 중단·가치 보존 필요성 제기
인천 영종도 갯벌을 더 이상 매립하지 말고, 생태 관광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부족한 앵커 시설은 이미 매립한 땅을 활용하고, 남아있는 갯벌은 탐조 관광지로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2일 오후 인천 부평아트센터에서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본 영종경제자유구역의 실태'라는 포럼이 열렸다.

영종도 갯벌은 저어새 등 철새들의 중요한 먹이터이자 서식지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인천국제공항 등으로 대규모 매립이 이뤄졌고, 여기에 2020년까지 영종2지구가 조성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종도 갯벌을 경제·환경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매립이 아닌 또 다른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영종경제자유구역이 부동산 투기 공간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자유구역의 취지는 외국자본투자유치이지만 목적과 다르게 부동산 개발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항과 관련된 물류, 항공 기업을 빼면 6개 업체이고, 이중 3개 기업이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외국인 투자기업"이라며 "영종 지역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의 88.6%와 총 사업비의 77.8%가 부동산개발사업과 관련됐다"고 말했다.

더구나 2011년, 2014년 등 4차례에 걸쳐 일부 지역이 지정 해체됐다. 여기에 영종 인근 공유수면이 매립되는 과정에서 특히 어민들은 자신들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던 어업권마저 상실해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다.

이에 환경단체 등에서는 영종도 갯벌을 생태관광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갯벌을 기존의 개발 방식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태·탐조 관광의 중요한 거점지가 될 수 있도록 활용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영종자유구역 중 일부가 지정해제되고 있는 만큼 기존에 매립된 땅을 활용해 부족한 앵커 시설 등을 확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영종도 갯벌은 강화 남단 갯벌과 이어지는 갯골이 있을 정도로 생태학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높은 곳"이라면서 "인천시도 탐조관광 지도자 양성 시범 사업을 올해로 2년째 하고 있는 만큼 갯벌을 생태 관광지로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