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당한 공무집행"
해당 청소년 "과잉진압"
경찰이 심야 시간 공원에서 소란을 피운 10대 청소년을 테이저건을 사용해 검거한 것을 두고 '정당한 공무집행'이냐 '과잉진압'이냐 논란이 일고 있다.

화성동부경찰서는 지난 21일 오전 0시12분쯤 오산시의 한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 소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고교생 A(17)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전기충격기능이 있는 테이저건을 이용해 A군을 제압했다.

공원에는 A군을 비롯해 20여명의 청소년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A군은 SNS에 테이저건을 맞는 영상과 상처를 입은 사진 등을 올려 과잉진압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군은 게시글에서 "(경찰에게) '목덜미 잡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했더니 욕을 하면서 진압하고 테이저건을 쐈다"며 "전기충격기 9방을 맞았다. 이로 인해 흉터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술 먹고 싸우고 있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라 현장에 출동했다"라며 "청소년들에게 귀가를 종용하던 중 A군이 먼저 물리력을 써서 불가피하게 테이저건을 사용, 제압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당한 공무집행에 폭력을 행사하거나 경찰관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테이저건 사용이 가능하며, A군은 만 14세 미만도 아니어서 테이저건 발사가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화성동부경찰서는 22일 경찰청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려 "현장에서 경찰관이 모두 집으로 귀가할 것을 설득하던 중 1명이 욕설을 하며 경찰관 멱살을 잡고 폭행했고 이후 여러 명이 가세, 제압의 필요성이 있어 테이저건 1정을 사용,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A군을 불러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