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 5명 사상
11층 높이서 부러져…"안전불감증 여전" 지적
▲ 22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지금동 다산신도시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18t짜리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근로자 2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 직원들이 엿가락 처럼 휜 크레인 잔해를 천으로 덮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타워크레인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공사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오후 4시40분쯤 남양주시 지금동 다산신도시 B-9블록 현대힐스테이트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18t 타워크레인이 부러지면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5층 높이의 크레인 위와 1층 바닥에 있던 근로자 윤모(50)·석모(53)씨 등 2명이 숨졌다. 또 김모(54)씨 등 다른 근로자 3명이 중상을 입어 구리와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나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높이 55m, 가로 80m짜리 크레인이 아파트 11층 높이에서 꺾여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추락했고 이 중 윤씨와 석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또 함께 떨어진 3명 가운데 2명은 머리를 다쳐 위독한 상태며 나머지 1명은 추락하면서 크레인 중간에 끼었다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고는 크레인이 상승하던 도중 지탱하던 유압펌프가 터지면서 부러진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사고 크레인은 지난 19일 마스터(기둥) 등이 부러져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근로자들로부터 "며칠 전부터 크레인 부품이 고장 나는 등 이상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 크레인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서모(55)씨 등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지난 4일 평택시 지제역 인근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크레인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콘크리트 기둥에 깔려 숨졌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서초구 오피스 건설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 슬링벨트(크레인에 빔을 묶어 이어주는 벨트)가 끊어지면서 40대 근로자가 숨지는 등 인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과징금과 형량 등으로 반복적인 '징벌적' 처벌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발주자와 근로자 등이 머리를 맞댄 예방적이고 총체적인 안전관리 도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학인·정재석 기자 in84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