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민주당 의장직 상실
법원 판결로 의장직 되찾아
새의장은 25일 만에 밀려나
한국당 "불신임안 또 낼수도"
기초의회의 원구성 직전 의원들의 탈당 등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두 차례나 불신임으로 의장직을 상실한 시흥시의회 의장이 결국 법원의 판결로 의장직을 되찾았다.

이번 시흥시의회 의장 불신임·복직 번복사태는 기초의회의 비뚤어진 정당 이기주의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의회는 지난달 17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에 의해 두 번째 불신임안 의결로 의장직을 상실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철(다선거구) 의원이 지난 19일 '의장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의장직을 되찾았다고 21일 밝혔다.

시의회와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이 지난달 18일 법원에 제출한 '의장 불신임과 홍원상 의장 선출 의결 등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수원지법 행정5부(박형순 부장판사)는 정식 재판(의장 불신임 의결취소 청구 소송) 선고시까지 정지한다며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김영철)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각 처분(김 의장 불신임과 홍 의장 선출)의 효력을 정지해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김영철 의장은 지난 3월28일 첫 번째 의장직 복직에 이어 두 번째이며 홍원상 의원은 의장 선출 25일 만에 자리에서 밀려났다.

이처럼 시흥시의회가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단 한석을 보유한 국민의 당 소속 시의원들이 수개월째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결국, '의장을 누가 맡느냐'이다.

또 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직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민주당을 탈당, 시의원의 정당간 균형이 무너지면서 후반기 원 구성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도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이다.

대표적 사례로 진통끝에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됐지만 원 구성 직후 두 명의 의원이 김영철 의장을 불신하며 당시 새누리당과 국민의 당으로 입당하면서 정당간 의원 숫자가 민주당 4명, 한국당 7명, 국민의당 1명으로 바뀌었다.

민주당의 숫적 열세는 후반기 도시환경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문정복 의원의 상임위원장직 사퇴를 가져온데 이어 급기야 이번 사태를 맞아 (문 의원은) 의원직까지 사임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등 8명의 의원들이 후반기 내내 김영철 의장을 불신하는데는 '김 의장의 소통 부족'을 꼽고 있는 점도 작지 않은 갈등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 당 소속 시의원들은 "당연히 다수당에서 의회의 대표인 의장을 해야 한다"며 "불통으로 일관하는 김 의장에 대해 세번째 불신임을 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의회의 관례대로 전반기에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에서 의장직을 수행한만큼 후반기는 소수당이라 하더라도 민주당에서 의장직을 갖는게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의회는 김영철 의장이 복권되기 전날인 지난 17일 제24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영철 의장에 대한 징계안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을 상정, 의결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가 시민은 안중에 없고 자리 싸움에만 몰두하는 꼴불견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 상태가 지속될 수록 기초의회 무용론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