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편의시설 부족 '외면' … 해상노련, 임대·숙박업 눈 돌려 "매년 건물유지·관리비 1억 적자 … 선원 유치할 묘안 찾고 있어"
▲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로 152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 정작 선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민관이 선원 복지 향상을 위해 공동 건립한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이 선원들이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복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로 152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은 27억원이 투입돼 2002년 3월 지하 1~지상 5층(연면적 2909㎡) 규모로 준공됐다.

한국선주협회, 해양수산부, 인천시, 해상노련, 국제운수노조연맹이 건립비를 분담했으며 건물은 해상노련이, 땅은 인천항만공사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인천항을 드나드는 연간 수만명의 내·외국인 선원들에게 휴식공간이 돼 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면세점, 우체국, 환전소, 진료실, 고충상담실, 체력단련실 등 다양한 복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건립 15년이 흘렀지만 복지회관엔 선원들을 위한 복지·편의시설 대신 임차업체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지상 1~3층은 해상노련 인천지역본부와 물류업체 등 임차업체 8곳이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선원가족대기실로 꾸며진 지상 4~5층 숙박시설은 전체 23개 객실 중 2~3개 객실만 해상노련 조합원이 월세 형태로 이용할 뿐 나머지는 민간인이 사용하고 있다.

회관 관계자는 "회관을 찾는 선원이 많지 않아 숙박시설은 외부인도 받아주고 있다"며 "지상 1층 선원휴게실에 당구장과 탁구장이 있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문을 잠가놓았다"고 말했다.

복지회관이 선원들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인천항 변두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회관 근처에 역무선부두가 있지만 통선을 타고 부두에 들어오는 선원이 많지 않다.

숙박시설이 시내 호텔보다 낡은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해상노련은 선원 유치가 여의치 않자 임대업과 숙박업 등 손쉬운 수익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마저도 수익성은 낮아 해마다 1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게 해상노련의 설명이다.

해상노련 관계자는 "매년 건물 유지·관리비로 1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며 "적자 폭을 줄이고 선원을 유치할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eh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