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무정차·불친절 등 수천건…제재수단 없어
경기도민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버스의 난폭운전, 무정차, 버스 기사의 불친절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련 지자체들의 미온적인 대처로 버스이용불편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18일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버스이용불편 민원 가운데 용인시 1400여건, 수원시 5308건이 각각 처리됐다. 수원시의 경우 매월 400여건이 넘는 버스 이용불편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시민이 꼽는 버스이용불편 사례는 난폭운전, 줄지어 들어오는 버스(꼬리물기), 무정차, 버스기사 불친절함 등이다.

지자체마다 매년 수천여건의 버스이용불편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제도적 보완이 미흡한 실정이어서, 시민의 민원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쯤 30개 노선의 버스가 오가는 수원시 팔달구 성빈센트병원 앞 4차도로 정류장은 출근 시간 버스와 일반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승객을 태우려는 버스들은 비상등을 켜고 어렵게 정류장에 진입했다.

출근길 승객들은 버스정류장을 벗어나 줄지어 정차한 4대 버스에 오르려 차량들 사이를 지나며 곡예 승차를 해야만 했다.

정류장에서 만난 이모(22)씨는 "버스타기가 너무 무섭다"며 "버스기사들도 카드를 찍자마자 급발진하기 일쑤여서 아찔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후 2시30분쯤 수원시 장안구에서 수원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67)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걸음이 불편한 김씨는 30여분 동안 제대로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봐야만 했다.

수원역 방향 노선 버스가 무려 13개가 있고, 30여 분 동안 10여대 이상이 정류장을 그냥 지나쳤다. 평소 이곳 정류장은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고는 이용 승객이 적은 곳이다.

김씨는 "버스가 서지 않고 지나쳐 화가 치밀었다"며 "무정차 통과한 버스 숫자를 일일이 세다 포기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자체들은 시민불편 서비스 개선보다는, 경영악화를 호소하는 버스회사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거나 버스요금 인상을 우선시하고 있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소재 버스회사에 2134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금 규모는 2015년 2108억원에서 2016년 1992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올들어 보조금 규모는 다시 늘었다.

경기도는 2015년 시민들의 반대에도 버스회사의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요금을 일반형(1050원→1250원), 좌석형(1800원→2050원), 직행좌석형(2000원→2400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막대한 금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버스서비스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이 많고 서비스 질이 낮은 버스회사에 대해 지자체에서는 마땅하게 제재할 수단이 없다"며 "현실적으로 버스운전기사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