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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섬 칼럼] 섬과 바다 포괄하는 도서해양 관점으로

조강희 황해섬네트워크 섬디자인센터장

2017년 05월 19일 00:05 금요일
최근 무인도인 인천의 선갑도를 채석장으로 사용하려던 사업이 철회됐다. 섬을 소유한 ㈜선도공영은 이곳에서 골재를 채취하는 채석단지 지정을 위해 2015년부터 행정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이로 인한 섬의 멸종위기 동식물 등의 피해와 응회암 주상절리의 지질훼손, 나아가 주변 어장피해 등 환경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결국 환경영향평가 진행 중에 사업을 포기했다. 수익만을 쫓은 무리한 계획이었지만 섬 소유주는 또다시 리조트 등 다른 방식의 개발사업을 준비중이다. 결과적으로 선갑도는 이후에도 개발과 보전이라는 논란이 계속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유사한 섬 개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핵폐기장으로 세간에 알려졌던 굴업도의 경우도 섬 소유주인 CJ그룹이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개발을 추진하다가 환경훼손 문제로 역시 스스로 철회한 바 있다. 이후 굴업도 개머리 초지가 최고의 백패킹사이트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에 의한 통제되지 않는 캠핑으로 섬 환경이 훼손되고 오염이 가중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별한 관리대책 없이 그냥 섬을 방치한 결과다.

이처럼 특별한 관리대책을 행정당국이 세우지 않는다면 제2의 선갑도, 굴업도 개발논란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관계당국의 섬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행정절차와 규제 등으로 어느 정도 무분별한 훼손을 막을 수 있다. 섬의 친환경적인 관리방안과 섬 보존 조례도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사유화된 섬의 경우는 그리 간단치 않다. 위에 언급된 섬들의 경우 모두 개인이나 기업소유의 섬이다. 그렇다보니 끊임없이 경제적 수익을 위한 개발 유혹에 쉽게 노출돼 있다. 근본적으로 바다는 공유수면이고, 그 속에 있는 섬도 넓은 의미의 공공의 자산이지만 어느 틈인가 섬을 통째로 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에 접하는 바다 또한 자신의 소유인양 착각하고 있다.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의 개입이 요구된다.

즉 섬이 공공의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세금으로 섬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공공 서비스적 차원에서 섬을 디자인할 수 있고, 나아가 섬의 역사적 인문학적 자연적 가치를 높여 역사생태관광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보호가 필요한 섬의 경우 공원일몰제 사례에서 보여지듯이 현행법의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사회가 섬을 대하는 잘못된 관점의 교정이다. 섬에 채석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섬에 인공골프장을 지으려는 것도 육지를 위한 자원채굴이나 육지의 오락을 섬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태도다. 섬을 섬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육지의 하부단위로 파악하는 태도다. 물론 이런 관점은 대륙을 중심으로 삶을 이어왔던 인류의 문명사적 역사와도 연관된다.

이제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섬을 육지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섬은 바다 속에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섬이 주변 바다와 분리되는 순간 공공적 가치, 지속가능한 섬의 미래는 사라지고 하나의 상품으로 왜곡된다.

섬과 바다를 포괄하는 도서해양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섬에 대한 인식이 명료해진다.
아직도 인천에는 많은 무인도와 소규모 섬들이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거나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황해의 섬들은 각 섬마다 본연의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인천 섬의 가치재창조는 육지의 관광패턴을 연장하기 위해 편한 숙소와 여러 오락거리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가면서 섬 관광이 시작되고 바다에 인접한 겟티와 지형, 섬의 역사, 인문, 생태 등을 얻고 배우는 것이 섬의 가치재발견의 시작이다.

이런 과정은 개인소득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관광을 원하는 변화에 부응한다. 섬의 관점을 바로 잡고, 섬을 공공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생태적 감수성에 기반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질 때 지속가능한 섬의 미래는 현실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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