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노동자 위한 인문학 도서관 '사람' 개관
책 모임·특집다큐 상영…공감대 형성 문화공간
"노동청년 한 사람은 이 지구 위에 있는 모든 황금을 합친 것보다 더 소중하다."
까르딘 추기경의 말이다.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인문학 도서관이 인천에 문을 열었다.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은 17일 노동자의 작은도서관 '사람' 개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도서관은 비정규직 노동자, 알바 노동자, 감정 노동자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문화 공간 조성을 표방한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노동사목 건물 2층에 위치한 노동자 도서관은 누구나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 대여가 가능하다.

기증받은 책 9000권 중 6000여권이 이곳에 가득 채워졌다. 한 곳에는 설립 취지에 맞게 '노동자' 분야도 만들 생각이다.

책모임도 준비중이다. 대화와 책을 통해 삶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개관식과 동시에 노동자 영화제도 시작됐다. 이날 저녁에는 KT 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그린 노동 다큐 '산다'가 상영됐다.

24일 저녁 7시30분에는 한진중공업과 조선산업 노동자의 역사를 담은 김정근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 31일 저녁에는 콜트·콜텍 정리해고자들의 이야기 '천막',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곳에 서서'가 상영될 예정이다. 감독과 허심탄회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노동자도서관 개관 준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을 살피던 중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에서 운영하는 노동자센터 공간을 활용키로 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밤 10시까지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운영시간을 늘렸다"며 "많은 분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밝혔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