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현명하다면 포도주는 오늘 체로 걸러라/ 짧기만 한 이 인생에서 먼 희망은 접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우리를 시샘하여 멀리 흘러가 버리니/ 내일이면 늦으리니 현재를 잡아라 - 퀸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의 <아우구스투스에게 받쳐진 시>

여기저기서 '욜로'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욜로YOLO가 뭔가 했더니 'You Only Live Once(한 번뿐인 인생)'의 약자란다. 한 번뿐인 인생이 어떻다는 것인가. 뒤에 따라붙는 말이 있다. '오늘을 즐겨라.' 격렬하게 놀고, 일상에서 탈출하고, 과소비를 하면서 욜로를 외친다. 왜 욜로 열풍이 이는 걸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연애·결혼·출산의 세 가지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청년세대를 뜻하는 삼포세대, 여기에 더해 취업과 내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등의 말들이 회자했었다.

그뿐인가. 옥탑방이나 고시원 등에 머무는 청년들을 껍데기가 없는 민달팽이에 비유되기도 했었고 88만원세대라는 말도 있었다. 물론 빨대족과 캥거루족이라는 말도 있었다. 모두가 이 땅의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척박한가를 나타내는 신조어였다. 그런데 갑자기 욜로라니 어리둥절하다. 알고 보니 '욜로'는 현재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도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일컫는다고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니 뒤를 생각지 말고 무슨 일이든 '질러버리자'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들려준 경구로 도전과 자유정신을 말하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떠오른다. '내일이면 늦으리 현재를 잡아라.'

잘 생각해보면 욜로와 삼포세대 등 지금의 청년의 삶을 나타내는 신조어는 모두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하는 말이다. 미래가 불확실하니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현재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까. 최소한 우리의 청년들이 욜로!를 건강하게 외치며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