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찌꺼기 매립 사실로...물·공기에 노출땐 악취·화재
한진重 조직적 매립의혹 증폭...해양오염 확산 위험성 높아
▲ 인천시 중구 영종도 제2 준설토 투기장의 제방 모습. 사업장 폐기물을 매립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한진중공업이 조성한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제방에 배면용 토사로 사업장 폐기물 '알루미늄 광재(일종의 슬래그)'를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영종도 해안에 폐기물 수천t이 불법 매립되고 있다는 소문 중 일부가 사실로 확인된 사례여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인천일보 5월15일자 19면 보도>

15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한국수도환경연구원이 제2준설토 투기장 배면용 토사를 분석한 결과 '불소' 기준치(800㎎/㎏)가 2배 이상 초과한 1770㎎/㎏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 광재는 알루미늄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분말(찌꺼기) 형태 폐기물로 물·공기와 접촉 시 화학반응으로 악취·화재가 발생해 매립(장) 업체들이 기피하는 사업장 폐기물이다.

실제로 경주·구미·청주·창원 소재 매립장에선 알루미늄 광재로 인해 발생한 화재가 3~5개월 간 지속된 사례가 있어 알루미늄 광재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에선 한진중공업이 재활용업체 '글로벌삼천'을 통해 알루미늄 광재 154t을 배면토사로 재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폐기물업계에선 구미·진주·달성·고령에서 배출된 알루미늄 광재 수 천t이 영종도로 반입됐다는 주장을 제기해 한진중공업의 조직적인 불법 매립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폐기물 매립지역은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는 미단시티 앞 갯벌지대로 중구·서구·강화군·김포 해안이 맞붙어 있는 곳이어서 해양오염 확산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종·강화도, 서구 해안, 김포·한강수로가 인접해 오염 시 해양생태계 파괴는 물론 어민들 생활터전의 근간까지 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알루미늄 광재를 바다와 접한 준설토 투기장에 매립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해양오염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보강토사 중 일부를 알루미늄 광재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틀간 반입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정확한 양은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관할 인천 중구는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오염토에 대한 정화 또는 재시공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기성·박범준·정회진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