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우 이병, 신병 위로휴가 중 수술…'전역사유' 불구 복무 의욕 눈길
▲ 간암 투병 중인 외삼촌 고성호(왼쪽)씨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준 임경우(가운데) 이병이 숙모 김경자씨와 함께 병실에서 외삼촌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17보병사단
신병 위로휴가를 나왔던 육군 병사가 간암으로 투병 중인 외삼촌에게 자신의 간 70%를 이식해줘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17사단 비룡포병대대에 복무 중인 임경우(21) 이병.

임 이병의 외삼촌 고성호(47)씨는 지난해 5월 간세포 암종 판정을 받은 후 동맥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동맥 화학 색전술을 두 차례 받으며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달 신병 위로휴가를 나와 있던 임 이병은 외삼촌이 급격한 간 기능 저하와 간성혼수로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즉시 자신의 간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달 17일 병원으로부터 간 이식이 가능하다는 조직검사 결과 통보를 받은 임 이병은 간 70%를 절제하는 대수술을 결심하고 같은 달 27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에서 약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임 이병은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여 이달 3일 퇴원했다.

임 이병의 회복 치료를 전담한 서울삼성병원의 정태종(27) 주치의는 "간 이식 수술은 장기의 70%를 절제해야 하는 만큼 기증 사례가 흔치 않은데 외삼촌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임 이병의 가족애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 이병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은 용기가 아닌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준 가족과 부대원들에게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군 복무 중 장기를 기증한 장병은 전역 심사를 받게 돼 있으나 임 이병은 계속 복무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