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당선인,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 약속
사법기관 설립·교통체계 구축 탄력 기대
수정법개정 더뎌질수도 … 市 역차별 우려
새 정부 정책 방향에 그간 추진된 인천 핵심 과제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됐다.

인천은 19대 대선에 맞춰 '인천발전을 위한 공약과제'를 내놨다. ▲300만 인천에 맞는 국가기관 유치 ▲교통체계 확충 ▲서해5도 안전 등 섬 관광 활성화 ▲원도심 활력 ▲강화 등 접경지역 균형발전 ▲인천 항공·항만산업 메카 등이다. 여기에 10대 우선 공약으로 해양경찰청 부활 및 환원 등을 주요하게 전했다.

인천 미래의 자양분이자, 인천을 동북아 대표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다. 하지만 그간 정부의 투 포트 전략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등이 맞물리며 인천 앞날은 발목을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이 최고의 국가 발전 전략'을 약속했다. 중앙정부에 몰린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분권을 실현한다는 얘기다. 대통령과 광역단체장의 '제2국무회의'를 도입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자립을 위해 재원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분권은 환영하지만, 국가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새정부의 추진 방향에 따라 인천 발전의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지방분권 시대는 300만 명을 넘어서며 '3대 도시'가 된 인천에는 기회이다. 시는 도시 규모를 감안한 기관을 설치해 달라고 정부·정치권에 요구해왔다. 인천지방법원·검찰청 서북부지원·지청·해사법원, 인천지방국세청 설립이 단적인 예다. 재정 분권이 실현되면 시민 편의가 중심에 놓이는 교통 체계를 만드는 것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인이 지방분권과 동시에 제시한 국가균형발전은 인천에 '동전의 양면'과 같다. 수도권과 지방을 양분하는 방식의 균형발전은 수도권으로 묶이는 인천 입장에서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 문 당선인은 이미 김해공항을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키우고, 경남 사천·진주를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고 약속했다. 인천이 '항공도시'로 도약하는 길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공약들이다.

해양 정책도 마찬가지다.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육성'하고, '광양항 항만기반시설을 확충'한다는 문 당선인의 공약은 인천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부산과 광양을 염두에 둔 정부의 '투 포트' 정책이 되살아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내 항공정비산업 특화단지 조성과 인천공항·항만 자유무역지대 내 공장 신·증설 허용 정책 등이 대상이다.

경제자유구역과 강화·옹진 등 접경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천 전역을 옥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도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막는 취지의 수정법은 지난 30여년간 공장 증설 등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획일적 규제로 적용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목소리가 커지면 수정법 개정도 그만큼 더뎌질 수밖에 없다.

단절된 남북 교류는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박근혜 정부의 남북 정책에 맞춰 남북 축구 대회 등 스포츠 사업뿐 아니라 역사 학술 교류, 인도적 지원까지도 문을 닫았다.

문 당선인은 '남북관계 개선과 동북아 평화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발표한 인천 정책 공약에도 '인천~개성공단~해주를 잇는 서해평화협력벨트 조성'이 담겼다. 남과 북의 가교인 인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사문화된 서해평화협력지대가 추진되면 서해5도의 안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그동안 수정법과 군사보호시설 등 이중의 규제에 갇힌 강화·옹진의 발전에 기대감이 크다. 이밖에 지난 정권의 핵심 추진 과제로 인천 곳곳에서 진행 중인 여러 개발 사업의 향배다.

인천시 관계자는 "새 정부에 인천 핵심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정리하고 있다"며 "인천의 미래와 시민이 요구하는 과제를 선별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