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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3박4일 요금이 900만원대인 침대열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호화 침대열차들이 철도 연변지역의 관광진흥을 노리고 속속 운행되고 있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JR히가시니혼은 1일 도쿄 우에노역에서 '트레인 스위트(TRAIN SUITE) 시키시마(四季島)' 운행을 개시했다. 이 열차는 모두 10량 편성에 객실은 17실에 불과하다.

JR니시니혼도 6월부터 호화 침대열차를 운행한다.

2013년부터 운행한 JR규슈의 '나나쓰보시인규슈'가 호화 침대열차를 선도했지만, 이 상품의 운행 수익 자체는 크지 않다고 한다.

각사들이 운행수익 전망이 좋지 않은데도 초호화 침대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신칸센을 제외한 일반열차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철도연변의 관광진흥 등 장기적 파급효과를 기대해서다.

이번 시키시마 상품은 1박2일부터 3박4일까지 있다. 현재 1인당 요금은 32만엔(약 324만원)이 가장 싸며, 제일 비싼 코스는 2인 1실 기준 95만엔(약 962만원)이다.

객실은 모두 스위트룸으로 등급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최상급인 '시키시마 스위트'는 복층형이다. 1층은 침실, 2층은 고타쓰(난방장치가 있는 일본식 탁자)가 놓여있는 거실이다.

나가노현산 히노키(편백나무)를 활용한 욕실도 있다. 열차에는 라운지로 활용하는 전용칸도 있다. 고급 소파와 양탄자로 장식돼 호텔 라운지의 모습이고, 창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승객들은 식당칸에서 지나가는 지역의 계절 특산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맛본다. 1일 처음 운행을 시작한 열차는 도쿄 우에노역을 출발해 도호쿠(東北)와 홋카이도(北海道) 지역을 거쳐 돌아온다.

상품가격이 비싸지만 희소성 등으로 사회적 관심을 끌면서 예매 때마다 수십대 1의 경쟁을 보였다. JR히가시니혼 측은 내년 3월분까지 열차표가 이미 모두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호화 침대열차 붐을 일으킨 것은 JR규슈의 나나쓰보시다. 2013년 10월 운행을 개시한 이래 5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최근에도 예약 경쟁률이 22.5대 1일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나나쓰보시는 승객들에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예약하면 승차할 때까지 반년간 승객과 20~30회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떤 관광을 하고 싶은지 등 희망사항을 들어 반영한다.

호화 침대열차 인기는 일본인 뿐만 아니라 해외 부유층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JR규슈의 경우 현재 20%인 나나쓰보시의 외국인 고객 비율을 앞으로 40%까지 올릴 예정이다.

나나쓰보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다른 JR 각사들이 노리는 것은 영업 지역의 관광진흥이다. JR니시니혼은 6월 17일 호화 침대열차 '트와이라이트 익스프레스 미즈카제' 운행을 개시한다.

오사카역, 교토역과 시모노세키역을 산요(山陽)와 산인(山陰) 본선을 경유, 한 바퀴 돌며 연결한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구경할 수 있는 '새로운 철도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상품가격은 1박2일 1인당 27만엔부터다. 6~9월 출발분 예약에는 2천건 이상의 신청이 쇄도했다. JR니시니혼은 첫해 매출 목표가 10억엔으로 채산성은 맞지 않지만 지역관광 상승효과를 기대한다.

JR 각사들은 철도 이외 사업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진행해 왔다. 호화 침대열차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여객수입이나 상업시설 수입 증가로 연결하면 본업인 철도사업의 재활성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