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과 교수회 "유사과정 중복" 학교 "재단이 결정"
인하대학교가 기존 컴퓨터공학과와 유사한 인공지능공학과의 신설을 추진해 대학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회는 인공지능공학과 신설을 반대한다고 30일 밝혔다. 학교측은 컴퓨터공학부 소속 학과로 컴퓨터공학과와 인공지능학과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 학과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신설 학과의 정원은 50명 규모로, 산업계 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해 산학협력 학과 과정을 운영할 생각이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컴퓨터공학의 하위 개념에 불과해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인공지능학과 강의를 컴퓨터공학과에서 수강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 컴퓨터공학과 체제로 대처가 가능한 유사 교과과정의 중복이며 불필요한 낭비가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 대학 내에서 유사 전공을 설치해 교수와 학생을 경쟁시킨다는 발상은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논리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학과 설립을 재단이 결정했다며 교수들의 반대 여론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컴퓨터공학과 관계자들은 찬반 여론조사를 거치고 총장 면담을 신청하는 식으로 계속 반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학내 또 다른 갈등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인하대는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한진해운 투자 손실금, 송도 캠퍼스 부지대금 등의 문제로 최순자 총장과 대학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교수회와 직원노조, 학생들은 1일 오후 3시부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장 퇴진과 대학 정상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