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들 "당선된 듯·막무가내·고압적" 집중포화
5·9대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다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지난 25일 진행된 4차 TV토론에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자성론이 일고 있다.

이날 TV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일자리 공약 재원을 두고 "4조원으로 공공기관 64만개를 만든다는 것도 황당하다. 계산도 제대로 안 해보고 재원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닌가"라며 압박하자, 문 후보는 "더 자세한 건 유 후보님이 (캠프의)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는 게 맞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저더러 정책본부장이랑 토론하라니 너무 매너 없으신 것"이라며 "이런 오만한 토론 태도가 어딨느냐"고 불쾌감을 보였다.

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치자, 문 후보는 "이보세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라며 언성을 높였고, 이에 홍 후보가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하느냐"라고 맞받아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날 TV토론에 대해 26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선방'했다고 자평했지만, 일각에서는 감정표현을 더 자제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대선판세와 관련 "우리가 조금 앞선다고 해서 자칫자만했다가는 금방 뒤집어진다"며 "모든 사람이 선거에 좀더 겸손하게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철희 선대위 전략본부 부본부장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섣부른 대세론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질 때 '선거가 끝난 게 아니냐'고 방심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문 후보 스스로 50%의 지지율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끝까지 긴장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후보의 전날 토론태도에 대해 집중 포화를 날렸다.

한국당은 "당선이 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 다 된 것처럼 상대방을 폄하하고 무시한다"고 꼬집었고, 국민의당은 "막무가내식 답변에 놀랐고, 고압적인 태도에 두려움을 느꼈다", 바른정당은 "대리인에게 물어보라는 문 후보는 대통령직도 대리인에게 맡기겠다는 소리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